지난 기획/특집

[신과 태양의 나라 멕시코 - 진교훈 교수 남미 순례기] 16. 마야문명과 그 애망원인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
입력일 2011-04-18 수정일 2011-04-18 발행일 1979-09-23 제 117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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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설 있으나 정설없어
인간사랑안한 잡신 숭상한 결과 일수도
하느님은 성모그림으로 원주민을 교화
「푸에블라」는 곱돌(蠟石)로 만든 다종다양한 토산품과 고구마와 설탕 물감향신료를 배합하여 만든 떡 비슷한 과자로도 유명하다. 골동품상점과 畵廊도 많다.

몇군데 성당을 둘러보고는 밤늦게 멕시코市의 정부종합청사내의 문교부와 국립극장의 벽에도 오로즈코와 리베라 같은 대화가가 그린 反가톨릭적 (?) 그림이 엄연히 걸려있다. 이 그림에서 멕시코역사의 불행했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버이는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뭣보다도 기뻐하시지만 부모를 위한다고 자식이 금식하도 不寢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하느님은 우리들의 부모님보다 더 인자하신 분인데…사람들이 제멋대로 쉬운것도 어렵게 잘못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 이 순례기를 출발점으로 가지고 가보자. 왜? 성모님은「콰달루페」의「테페야크」의 언덕에 발현하시고 그곳에 사랑의 성전을 세우시기를 命하셨을까?

16세기 초 스페인 선교사들이 이 땅에 발을 들여놓을 당시만 해도 기록에 의하면 멕시코 중부지방에 살던 아쯔테크족만도 일년에 2만 명이나되는 산 사람을 그들의 神들에게 희생의 제물로 바쳤다. 그래서 수백만의 인디오 원주민을 뒤늦게 나마 敎化시키기위해 하느님으로부터 어떤 조치가 있었으리라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었을 것이다. 하느님은 이 과업을 성모님께 의탁하셨을 것이고 성모님은 이 과업을 인디안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통하여 그렇게 아름답게 쉽게 이루었던 것이다. 하느님은 고통을, 희생을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간단하나마 마야문명의 돌연한 쇠망 (表亡) 의 원인을 찾아보자.

아직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定說이 없으나 뉴멕시코대학교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1973년에 사계의 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학술대회를 연바있다. 중요한 이유를 열거해보면 기후의 급격한 변화와 여러 가지 전염병의 엄습으로 인한 전멸 또는 어떤 마술사의 예언에 따라서 다른지역으로 갑자기 떠나가 버렸을 것 같다는 등.

그러나 어떤 가설에도 반론이 거듭나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어떤 合意點이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금년 1월호 영국의 맥밀란 출판사에서 나오는 종합과학전문지「메이추어」에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인류학자ㆍ물리학자ㆍ의사가 공동으로 2년 동안 탄소반응측정을 근거로 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마야문명의 사원ㆍ궁전ㆍ파라밋 등은 약 50년에서 2백년을 주기로 여러 번 파괴시켰다가 다시 지었다는 등 문명은 단일문화권으로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대륙의 영향도 받는 多元性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야문명이 융성했을적에는 말라리아ㆍ이질ㆍ간염 등의 별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가지 원인이 종합되어 가승작용을 해서 마야의 엘리뜨들이 멸종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치빌찰툰」과「캄페챠」「빨렌께」박물관의 石碑의 부조그림과 멕시코국립인류학박물관의 토기로 된 自發의 神과 急殺의 神을 저들이 숭배하였던 흔적을 찾아보았다.

마야문명은 祭政一致제도로 되어 있었다. 마야인들의 일상생활이 바로 종교생활이었다. 그러므로 종교지도자는 최근에「가이아나」에서 있었던「人民寺院」의 존스나 과거 우리나라의 朴泰善長老와 같은 이상한 힘을 가졌을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 악질적인 神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마야의 종교지도자들이 현실적인 여러가지 난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기를 포기하고 엉뚱한 파괴적인 종교적 확신을 가지고 전체인민을 파멸로 이끌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나는 보고 싶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인간의 知性을 무시하고 대화를 부인하는 종교와 국가가 지상에서 오래 존속한 사실이 없다. 나는 나중에 미국「로스안젤스」의 인민사원 본부를 일부러 찾아가 보고서 더욱 마야문명의 돌연한 쇠망의 원인을 추론할 수 있었다.

나는 멕시코市에서 다시 몇군데 미술과과 박물관을 찾아보면서도 또로(鬪牛)구경과 멕시코 올림픽경기장구경은 피했다. 나는 직업적인 스포츠의 과열을 현대문명의 몰락원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까뿔꼬」의 해변과 세계의 억만장자가 사는 곳으로 유명한「구에로나바까」는 가지 않고 짐을 꾸려「과다라하라」로 비행했다. (계속)

♣고침

제1172호 본란에 실렸던 남미순례기 내용 중「메이추어」는「네이추어」로、「따라서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 악질적인 神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마야의…」는「따라서 神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던 악질적인 마야의…」로 바로잡습니다.

진교훈 교수ㆍ중앙대 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