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신자 경제인을 찾아서] (18) (주)세종씨앤피 정용주 대표이사

장병일 수원지사장
입력일 2010-07-06 수정일 2010-07-06 발행일 2010-07-11 제 270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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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회사 부도 신앙으로 극복했죠”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묵주기도와 틈틈이 9일기도도 봉헌하고 있는 정용주 대표이사는 많은 어려움을 겪다보니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마음을 더욱 갖게 된다고 말했다.
타일 역사는 고대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시작된다. 당시 사람들은 집을 푸른색 유약이 발린 벽돌로 장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의 전(塼, 사각형 흙판을 구운 형태)을 타일의 기원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타일은 인간 생활을 한층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드는데 한몫한다.

(주)세종씨앤피. 뭐하는 회사일까? 정용주(아우구스티노·57) 대표이사가 ‘세종타일’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슬쩍 흘린다. 타일 공급업체. 납품도 하고 시공도 한다. 타일 외에도 수전(수도꼭지), 양변기, 세변기 등도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취급한다.

“저희 회사는 고객맞춤의 특별한 디자인과 품격높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수요자 요구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건축회사에 취업, 중동에서 일하던 정대표가 세종씨앤피를 창립한 것은 귀국하던 해인 1985년. 건축 경험만 믿고 뛰어들었는데 쉽지가 않았다. 두 번이나 부도가 났다. 첫 번째 부도는 1998년 IMF 때다. 자재를 납품했으나 대금을 받지 못해 문을 닫아야 했다.

“한창 사업이 잘 될 때는 제가 잘나서 그런 줄 알았죠. 부도를 통해 겸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부도후 신앙을 생각하게 된 정 대표는 지인의 소개로 당시 중견사제연수원에 계시던 최희수 신부(현 서울대교구 도봉산본당 주임)를 만나게 되었고, 신부님의 품성에 이끌리게된다.

“어릴적부터 천주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앙을 갖게 되면 천주교에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죠. 안동교구 풍기성당이 집에서 가까워 성당에 가끔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동네 산속에는 나환우 두 가정이 살고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외면하던 이들을 보살펴주는 풍기성당 수녀님들 모습에 큰 감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 대표는 자신의 신앙 출발은 그때부터라고 한다. 하지만 2001년 세례받기까지 3수(?)를 해야만 했다. 1999년 6개월간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받았지만 세례식 당일 급한 일이 생겨 불참. 이후 통신교리 과정을 1년 이수했지만 인정받지 못했고, 급기야 서울 대치2동본당에서 교리교육을 6개월 받고 세례에 골인했다.

자신을 입교의 길로 이끈 최희수 신부와의 인연은 계속된다. 성경필사도 최신부의 권유로 세례받기 전부터 시작했다. 4대복음에 이어 나머지 전체, 그 다음 구약까지 필사했다. 새 성경이 나와 요즈음은 필사를 새로하고 있단다.

“최 신부님께서 ‘아우구스티노 형제님은 무슨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하시네요’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어려울 적마다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던져주신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2006년 두 번째 부도가 났다. 20년 넘게 거래하던 친구에게 납품비를 떼이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벌어서 갚겠다’는 정 대표 약속을 철석같이 믿어주던 사람들 덕분에 재기에 성공했다. 그때 진 빚을 거의 다 갚았다.

“두 번째 부도는 첫 번째 만큼 힘들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에 예수님이 굳건히 자리 잡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정 대표의 신념은 ‘믿음’과 ‘신뢰’, 그리고 ‘신앙’. 두 번의 부도를 이겨내게 한 것도 바로 그의 신념 덕분. 주위 사람들과의 연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 큰 협조자가 된 것이다. 늘 바쁜 정 대표. 그 와중에서 가톨릭교리신학원 통신신학 6년 과정을 이수하고 교리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나름대로 신앙의 깊이를 더해보고 싶은 욕심에 등록했지만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뿌듯하다. 언젠가는 평신도 교리교사로 봉사하겠다고 다짐한다.

회사 인근에 밭을 사 손수 키운 채소로 나눔묵상회 활동을 지원하기도 한다. 간혹 쌀도 봉헌한다. 기도생활도 결고 소홀하지 않다. 매일미사는 기본. 여기에 묵주기도와 틈틈이 9일기도도 봉헌한다.

“어려움을 겪다보니 저같이 힘든 사람을 도와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정 대표는 교구 경제인회가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가 되기를소망했다.

장병일 수원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