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지상 신학강좌] 397 성사 각론 - 7성사에 대한 진보적 이해/이순성 신부

이순성 신부ㆍ광주가톨릭대학 교수
입력일 2010-07-02 수정일 2010-07-02 발행일 1998-01-25 제 2087호 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그리스도교 영성을 위한 성사들
“혼인은 하느님 뜻을 내ㆍ외적으로 실현하는 성사”
“그리스도교 신자 부부는 신분과 역할에 고유한 은총 받아”
『인자하신 천주 성부께서 당신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시고,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 주셨으니, 교회의 직무 수행으로 몸소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교우의 죄를 사하나이다』.

그래서 가톨릭교회 교리서에서도 죄를 밝혀 주시는 성령은『죄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요한 16, 8-9) 주시고 사람들의 마음에 참회와 회개의 은총을 주시는 위로자(1433조 참조)이심을 강조하고 있다. 요컨대 고해성사를 통해서 성령을 새롭게 체험하고 그 체험을 표현할 수 있는 영성을 쇄신하게 되는 것이다.

5) 혼인성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결혼이나 이혼에 관해서 그다지 많은 말씀을 하시지는 않았다. 그 내용은 주로 이혼의 가능성에 대한 랍비들의 가르침을 재해석하시는 가운데 하느님께서는 결코 이혼을 원하시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주시려는 것이었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면 그에게 이혼장을 써주라」고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면 이것은 그 여자를 간음하게 하는 것이다. 또 그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면 그것도 간음하는 것이다』(마태 5, 31-32).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9,6: 마르 10, 1-12참조).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누구나 간음하는 것입니다. 또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도 간음하는 것입니다』(루가 16, 18).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제정에 의한 것으로서 신성한 것이기에 단일한 혼인, 단 한 번의 혼인만을 강조하셨다. 말하자면 결혼 안에서의 항구한 신의를 요구하신 것이다. 결혼에 관한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그 후 사도들의 활동을 통해서 더욱 확실한 방식으로 전수되고 교회 안에서 시행되는 혼인성사의 성사적 특징으로 가르쳐졌다. 그러한 내용들을 로마서 7장 2-3절과 고린토 전서 7장 1-12절 그리고 에페소서 5장 21-33절 및 베드로 전서 3장 1-7절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혼인성사의 영성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에페소서의 내용만을 요약해서 소개하겠다.

『아내들은 주님을 대하듯 자기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도 교회를 사랑하시어 그를 위해 자신을 넘겨주셨던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시오…. 그리스도께서도 교회를 이와 같이 대하십니다. 우리는 그분 몸의 지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자기 아내와 결합하여 그 둘은 한 몸이 될 것입니다. 이 신비는 큰 것이니,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자기 아내를 남편을 두려워하시오』.

어쨌든 이렇게 단일하고 불가해소하며『신의, 사랑, 존경, 경건이 중심이 되어 내적 성숙은 물론 외적으로도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는 성사』로서의 혼인은 그 이후에도 그리스도인들의 교회 공동체적 성사영성을 가장 소규모 공동체인 가정 안에서 깊이 있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생활방식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도 다음과 같은 표현들을 통해서 이러한 관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모든 전례 전통들은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는 축복기도와 성령청원기도, 새 부부 특히 신부를 위한 축복기도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 혼인성사의 성령청원기도에서 신랑과 신부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의 친교를 이루게 하시는 성령을 받는다. 성령께서는 부부 계약을 확고하게 해 주시어, 부부의 사랑을 끊임없이 길어내는 샘이 되시며, 부부의 성실함을 늘 새롭게 하는 힘이 되어주신다』(교리서 1624조).

『그리스도교 신자 부부는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서 그들의 신분과 역할에 고유한 은혜를 받고 있다. 혼인성사의 이 고유한 은총은 부부의 사랑을 완전하게 하고, 해소될 수 없는 그들간의 일치를 강화한다. 이 은총으로 부부생활과 자녀출신과 그 양육을 통해서 서로 성덕에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1641조).

6) 도유(병자)성사

성령으로 충만하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상생애 중 사람들을 끊임없이 가르치시고 병자들을 치유하셨다(마태 4,24). 그리고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하시는 일에 제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고(마태 10, 1-8참조) 당신 자신의 일을 다 이루신 다음(요한 19,30) 부활하신 분으로서 현존하시게 되었을 때에는 당신이 하시던 일이 제자들에 의해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을 해주셨을 뿐 아니라(마르 16, 14-18참조) 적극적으로 『하라』고 명하시기까지 했다(마태 28, 19-20).

이순성 신부ㆍ광주가톨릭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