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 수도회 탐방] 천사의 모후 수녀회 - 영성과 사도직 활동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04-10-10 수정일 2004-10-10 발행일 2004-10-10 제 241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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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양로원·체벌학생 인성교육 등
소외된 이웃과 청소년위한 봉사 전개
천사의 모후 수녀회는 소외된 형제 자매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우리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려고 힘을 다하고자 한다. 한국분원 회원들이 기도모임을 갖고 있다.
1928년 벨기에 멜르씨(Mercier) 추기경 발의로 제르멘 고도(Germaine Godeau)와 페르디낭 마르까스(L'abbe Ferdinand Marcas) 신부에 의해 창설된 천사의 모후 수녀회(Notre-Dame des Anges)는 정신적으로 가난한 이들, 즉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하는데 사도직 초점을 두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1989년 수원교구 초청으로 진출, 수녀회의 유일한 분원을 한국 교회에 두고 있는 천사의 모후 수녀회는 그러나 한국의 경우 정신적으로 가난한 이들 보다는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노인 복지 문제로 관심을 돌렸다.

지난 2000년부터 수원 장안구에 무료양로원 「아녜스의 집」으로 사도직 활동을 시작, 노인주거 복지시설을 통한 수녀회 카리스마의 씨앗을 뿌린 수녀회는 최근들어 체벌학생 인성교육 및 생활체험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사목 활동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수녀회는 정신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도직 활동을 벌이는 만큼 본원이 있는 벨기에에 큰 정신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병원은 명실공히 유럽내 정신병원의 중심 센터라 할 수 있으며 유럽 정신보건의료법의 시발점이 됐던 곳이기도 하다. 정신 질환자들과 함께 하는 삶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 불어닥친 전쟁의 후유증으로 많은 이들이 정신질환의 고통을 겪었던 것과 연관이 있다. 이때 수녀회는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 부름을 받았다는 생각을 갖고 정신적으로 가난한 이들과의 삶을 시작했던 것이다.

수녀회 설립 이념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과 함께 미사 성제안에서 자녀다운 찬미의 제물로써 모든 피조물과 온 인류와 함께 아버지의 뜻을 완성한다」는 것.

그런 배경에서 성체로 봉헌되지만 정작 자신은 사라지고 마는 제병과 같은 삶, 또 천주의 자녀성 속에서 제병처럼 자신을 헌신한 마리아의 봉헌적 삶을 본받는다. 제병을 의미하는 연한 상아색 수도복이 그러한 삶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좌우명으로는 「주님께 의뢰하니 두려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란 말씀을 지니고 있는데 이를 『하느님의 전능과 지혜와 자비, 무한한 사랑, 아버지의 보살핌과 성령의 빛과 힘에 의탁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회원들은 즉 『두려울 것이 아무것도 없고 기쁨 안에서, 주님이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리라는 확신을 갖고 모든 것을 주님께서 해주시리라』고 믿는 삶을 산다.

이들은 또 절대적인 단순함 안에서 진실된 자매적 사랑을 추구하며 국경없이 각 민족의 고유성과 연대 관계를 유지하는 자매적 공동체 생활의 최종 모범을 천주 성삼에서 찾고 있다.

그런 면에서 모든 회원들은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과 더불어 예수님을 통하여 산을 움직일 수 있는 대담한 신앙을 가지고 모든 장애물을 이겨내며, 마음에 갈등 피곤 고통이 있어도 명랑함과 미소와 단순함을 보여주도록 노력한다는 각오를 지니면서,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소외된 형제 자매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우리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려고 힘을 다하고자 한다.

※성소모임 문의=(031)269-0754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