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회의 수호자 성요셉의 영성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03-03-16 수정일 2003-03-16 발행일 2003-03-16 제 233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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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 함께 하느님 구원 계획 참여
요한 23세때 성인 이름 미사전례에 포함
아기 예수를 안고있는 성요셉.
「의로운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양부이며 마리아의 정배인 성요셉에 대해 성서는 「의로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요셉에 대한 성서상 표현은 하느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모든 일에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열어놓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그 말이 표현해 주듯 요셉 성인은 마리아와 결혼하는데 있어서, 또 예수의 이름을 짓는데 있어서, 어린 예수와 마리아를 이집트로 피난시키고 나자렛으로 데려오는데 있어서 그 많은 어려움과 오랜 시간을 하느님께 대한 굳은 신뢰와 믿음, 용기로 살아가는 생애를 보여줬다.

그런 면에서 성 벨라디노는 『천국의 모든 성인 중에서 성모님 외에는 오직 성요셉이 제일 높으십니다. 성요셉이 세상에 계실 때 그 품위와 덕행이 성모님 다음으로 성인들 안에서 뛰어나시니, 하늘에 계신 영광이 어찌 다른 성인들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로 요셉 성인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하느님으로부터 그러한 큰 일을 위임받았던 성인의 덕과 품위는 교회 역사 안에서도 동정녀 마리아 다음으로 가장 많이 공경되고 축복되는 성인으로 추앙받는 자리를 만들었으며 어려운 시기가 닥쳤을 때 교회는 성인의 도움을 간청했다. 1870년 교황 비오 9세가 요셉을 「교회의 수호 성인」으로 선포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성요셉 신심은 교회사 안에서 비교적 늦게 나타났다. 그 이유는 마리아의 남편이자 예수의 아버지라는 요셉의 독보적인 위치가 마리아의 동정과 예수의 기적적인 탄생에 관한 교리에 오해를 빚을 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8세기경 북부 프랑스에서 시작됐던 요셉 신심은 1479년 교황 식스토 4세가 로마에 도입한 이후 널리 전파됐다.

우리가 요셉 성인의 생애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바는 주님께 대한 굳건한 순종과 믿음, 마리아의 순결을 흠없이 보호하면서 성가정의 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하느님 구속사업에 협력하면서도 묵묵히 침묵으로 자신의 본분을 다했다는 것이다.

16세기 성요셉의 신심 보급에 크게 기여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나는 성요셉이 얼마만큼 하느님 앞에 신뢰가 있는가를 체험으로 알고 있다. 묵상 기도에 전념하는 사람은 특히 특별한 신심을 갖고 성요셉을 공경하지 않으면 안된다』(자서전 6)고 강조한바 있다.

교황 레오 13세는 1889년 『성요셉이 가장으로서 권위를 가지고 관리한 성가정 안에 이미 교회가 싹트고 있었다』고 성요셉 신심 이유를 밝혔다.

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9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에 발표한 사도적 권고 「구세주의 보호자」를 통해 「그리스도의 생애와 교회의 생활 안에서 성요셉의 인품과 사명」에 대해 강조하고 『요셉 성인은 마리아와 동일한 사랑의 보호자였으며 인간의 노동을 속량의 신비에 더욱 근접시켰다』고 천명했다.

성요셉은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노동자의 주보로 선포되었다. 이로써 1956년부터 5월 1일은 성요셉 노동자 축일로 지정되고 있으며 교황 요한 23세는 성요셉 이름을 미사전례에 포함시키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보호자로 정하는 등 성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