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청년성서모임 최다 연수봉사자 윤민정씨
“청년들 변화 보고 나선 봉사 멈출 수 없었어요”
“모든 게 지나가도 말씀만은 영원히 남아 우리를 살게 한다는 믿음 덕분에 지금까지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58번 연수 봉사한 윤민정(비아·43·서울 여의도동본당)씨는 자신이 긴 시간 봉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성서모임의 꽃은 연수다. 연수는 성경 그룹 공부를 완성하고 말씀의 봉사자로 파견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3박4일간 진행하는 연수를 위해 봉사자들은 2개월여 동안 많은 시간과 기도를 봉헌하며 연수를 준비한다.
이 과정을 수십 차례 반복한 윤씨는 긴 연수 봉사의 원동력으로 ‘연수생들의 변화’를 꼽았다. “연수생들이 보통 굳은 얼굴로 연수를 시작하는데, 끝날 무렵엔 완전히 다른 얼굴이 돼요. 함께 기도하고 웃고 우는 시간 속에서 느낀 하느님 사랑으로 변화되는 거죠. 하느님 현존 체험이 봉사를 멈출 수 없게 했어요.”
23년 전 윤씨도 딱딱한 얼굴의 연수생 중 하나였다. 입시에 실패해 스스로를 책망하고 하느님을 원망하던 스무 살의 윤씨는 주일학교 교사의 권유로 창세기 연수에 참여했다.
“어린 마음에 모든 것을 하느님 탓으로 돌렸는데, 그런 저조차도 감싸 안으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연수에서 만났어요. 하느님은 제 부족한 모습까지도 그대로 사랑하고 계셨죠. 제가 느낀 그 사랑을 다른 이들도 느끼길 바라서 ‘당신께서 불러주시는 모든 일에 기쁘게 응답하겠다’고 하느님과 약속했습니다.”
청년성서모임은 교회에서 청년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단체다. 윤씨는 말씀의 힘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세상적인 것에서 얻는 위로는 일시적이죠. 청년들은 성경 말씀만이 힘든 일상에서 마음을 붙잡아주고, 앞으로 나아갈 진짜 힘이 돼 준다고 말해요.”
연수에서 찬양 봉사를 자주 해온 윤씨는 다같이 하느님을 노래하며 서로의 뜨거운 마음을 공유하는 것도 연수생들이 말씀을 간직하고 사는데 큰 요소라고 했다. 청년들이 각자 자리로 돌아가 말씀 씨앗을 뿌리는 모습을 보는 일도 그에게는 봉사의 깊은 보람이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 윤씨가 평소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다. 그는 성서 사도직을 살아갈 때 말씀의 선포만큼이나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이 저를 보고 ‘하느님을 믿는 사람답다’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하느님께서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신 모든 가르침을 삶에서 실천해야죠.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렵지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가능합니다.”
윤씨는 연수에서 만나는 모든 이가 말씀을 행복한 삶의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으로 간직하고 파견되길 바랐다. 그 마음으로 지난 23년을 보냈고 앞으로도 그렇게 봉사자의 길을 걷겠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