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2천원을 모아 1名(명) 어린이 신용조합 車費(차비) 탄 돈 모으려 걷기도 釜山(부산) 靑鶴(청학) 金有宰(김유재) 神父(신부) 創案(창안)으로
【부산】 코 묻은 돈을 모아 1만2천여원의 거액을 만들어 본당학생 2백여명의 장래학비를 걱정없게 한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은 청학동 주임 그레고리오 김(金有宰) 신부이다. 김신부는 매년 신학기가 되면 고민하는 교우 학부형들의 힘을 덜어주기 위하여 연구하던 끝에 창안한 것이 아동저축운동이었다.
지난 3월초 본당 유치원부터 국민학교 중학생 고등학교 1·2학년까지의 어린 아동들을 모아놓고 저축을 시작했다. 금액은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달래느라고 1원씩 주는 것을 쓸데없는데 쓰는 것보다 예금을 하게했다. 처음엔 여간 여러움이 없지 않았으나 강론과 수녀님들의 지도를 빌려 매주 미사끝에 실시했다. 이것이 점점 커서 지금은 본당 아동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저축을 하고 있다는데 무려 10만2천원이 되었다고 한다. 김신부는 그동안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절대로 거액을 한꺼번에 저축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금 내가 모은 돈은 정말 어린이들의 코가 묻은 돈이다. 이것이 후일에는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매주 그들이 모은 돈이 불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 희망과 열의를 돋우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부모님들의 협조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하여 강론을 통하여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중엔 부모의 눈을 속여 과자나 장난감을 사는 아동도 있었으니 이런 아동을 보고하는 학생들은 상금을 주었다. 그후부터는 서로 보고케 되어 지금은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그 성적이 우수하다. 어떤 학생은 매일 등교시 받아가는 차비 중 돌아오는 차비를 아껴 걸어와서 저금을 한 사람도 있고 남에게서 받은 필요없는 물건을 팔아서 저그마는 아동도 있어 대단히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는 저축정학제를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하면서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일명 아동신용조합운동으로 이름지어진 이 일을 위해 김유재 신부는 매월 사비 3백원을 들여 학생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이자를 제공하는가 하면 금액의 다과를 막론하고 저축 회수가 많은 학생에게 상여금을 붙여주고 있다. 저축의 필요성을 장려하고 자립정신을 북돋우려는 이 운동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오거나 어머님이 극장구경을 다녀오면 1원씩을 받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