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민으로 선정된 파리외방전교회 하대건 신부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12-22 수정일 2021-12-22 발행일 2021-12-25 제 3275호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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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들 위해 헌신하는 것이 제 소명”

2004년 입국해 17년간 활동
이주민·청년 위해 사목 펼쳐

“한국에서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사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서울의 명예시민이 된 것은 이러한 뜻을 이웃들도 알아준 결과이기에 기쁜 마음입니다.”

파리외방전교회 하대건(Berard Christophe) 신부는 2021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민으로 선정돼 지난 1일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하 신부는 명예시민 선정에 관해 “앞으로도 사회의 약자들과 함께하라는 주님의 뜻으로 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1993년 사제품을 받은 하 신부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프랑스 생테티엔교구 사제로 사목할 당시 파리외방전교회 피데이도눔 사제로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을 돕길 청하면서다. 7년간의 피데이도눔 활동을 끝낼 무렵, 하 신부는 주님으로부터 한국의 어려운 이들을 도울 사명을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해 2011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이주민과 청년들을 위해 사목했다.

현재는 국내 청년사목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 노량진에서 시작한 청년들을 위한 상담 활동이 계기가 됐다. 하 신부는 노량진 가톨릭노동청년회 카페 ‘친구네’를 찾는 청년들에게 커피 한잔과 함께 마음이 열리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은 신앙으로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며 “이런 청년들의 마음이 잠시 쉴 수 있도록 내가 먼저 다가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청년들이 ‘주거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걸 여러 매체로 접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최소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고 결혼 전까지 주거 걱정 없이 지내게 할 방법도 고민 중”이라 덧붙였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들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 것을 약속한 하 신부는 성탄을 맞아 우리 모두가 사회적 약자를 향해 먼저 손을 내미는 신앙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하느님께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실 때,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사회에서 가장 약하고 평범한 모습으로 계신 우리 주변의 그리스도를 위해, 신앙인으로서 먼저 손을 내밀 수 있길 바랍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