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가 12월 8일 제14대 서울대교구장에 착좌했다.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착좌미사에서 주교좌에 앉으며 본격적으로 교구장으로서의 첫걸음을 뗀 정 대주교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에 응답하기 위해 모두와 함께 걸어갈 것을 다짐했다.

착좌미사는 착좌식과 축하식으로 진행됐다. 미사에는 전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한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각 수도회 대표 수도자, 문화체육관광부 황희(세바스티아노) 장관 등 정·재계 인사와 평신도 1200여 명이 참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명동대성당 내부에는 600여 명이 참례했으며, 신자들은 성당 옆 문화관 꼬스트홀과 명동대성당 소성당, 파밀리아 채플 등에서 스크린을 통해 새 교구장 착좌를 축하하고 함께 기도했다.

착좌식은 전임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환영 인사로 시작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 모두 감사의 박수를 하느님께 드리고, 새 교구장님께 축하를 드리자”며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지도자로 새 교구장님을 세우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순택 대주교님은 하느님 백성과의 친교와 경청, 남북 형제들 간의 화해뿐 아니라 세상 자연환경과도 일치하고 함께하는 자세를 지니셔야 할 것”이라며 “정 대주교님과 함께 걷는 이 여정에 서울대교구 신앙 공동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령을 낭독했으며, 염 추기경에게 목장을 전달받은 정 대주교는 주교좌에 착좌한 뒤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정 대주교는 주교단 손을 꼭 맞잡고 일일이 고개 숙여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주교단도 환한 얼굴로 화답했다. 이어 사제단은 일치의 의미로 새 교구장에 순명을 서약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하느님 백성 모두와 함께 기도하며, 2030년대를 향해 가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이 무엇이며, 우리 교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모색하고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회를 위해 ▲교회의 영성적인 삶을 깊여 가기 ▲미래의 주역이자 현재의 주역인 젊은이들과 동반하기 ▲시노드를 통해 교구가 쇄신하고 변화하는 교회가 되기 등 3가지 사목목표를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사 후 진행된 축하식에서는 교구민 대표들이 꽃다발과 영적예물이 적힌 축하패를 전달했다.

이어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이용훈 주교,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 사제단·수도자·평신도 대표의 축사와 정 대주교의 답사, 착좌식 준비위원장 손희송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의 감사인사가 이어졌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정 대주교님은 가르치고 다스리며 거룩하게 하는 삼중의 직무를 맡았다”며 “대주교님께서 겸손한 봉사자와 지혜로운 목자로서 교구장직을 수행해나가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정 대주교님께서는 언제나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는 성령의 뜻에 따라, 서울대교구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서 큰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격려했다.

수도자 대표로 축시를 낭독한 이해인 수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는 “늘 부족함을 느끼고 좌절하기도 하는 저희를 지혜로 이끌어주시고 사랑으로 재촉하는 늘 푸른 예언자가 되어달라”며 “진리의 별을 애타게 찾고 그리워하는 저희의 순례 여정에 함께 계셔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