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사비 차질로 진통겪는 예수회『말씀의 집』건립

입력일 2020-10-22 17:04:23 수정일 2020-10-22 17:04:23 발행일 1971-07-18 제 77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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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획 수정 금년말께나 문 열어
담당 김 신부 경질에 평신도들 실망
공사 싼 불협화음은 큰 손실
【서울】작년 6월에 착공, 경기도 수원시 파장동에 건축중인「말씀의 집」이 금년 봄까지 1차공사를 끝내고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공사비 조달 차질로 공사가 지연되어 8월말께나 공사가끝나 금년말께 문을 열 것 같다.

서울서 약 65km 떨어진(고속도로 이용 60분 소요) 수원 녹지대 3천평 대지위에 신축중인「말씀의 집」은 계획된 3단계 공정(73년완료)중 금년 봄까지 끝내기로 한 1단계 외부와 3층까지의 내부공사가 공사비 조달관계로 약 6개월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시설규모 총건평 7백58평(4층)에 현대식시설을 갖춘 대ㆍ소회의실 3개와 9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침실 33실을 비롯 도서열람실 연회실 식당휴계실 성당이 완전히 갖추어진다면「아카데미ㆍ하우스」와 비견할만한 시설이라 하겠다.

「말씀의 집」건축사업은 55년 한국에 진출한 예수회가 당시 서울교구장 노기남 대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델쥬디체 대주교의 권유를 받아 주관해 왔다.

총1억5천여만원이 소요되는 건축비 조달은「로마」교황청 보조 5만달러를 위시해 서독 주교회의 미국「데란스」재단 등의 보조로 층당토록 되어있고 대지는 수원교구 주선으로 김두월(안나) 여사 소유 임야 3천평을 기증받았다.

예수회는 이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키 위해 한국지부장 프라이스 신부를 위원장으로 하는 재단법인「말씀의 집」을 구성하고 한국인 신부ㆍ평신도로 자문위원회를 두는 한편 에수회원 김태관 신부로 하여금 건립을 담당케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그 규모가 큰데 비해 건축비 조달예정이 좀 불안한 약점을 안고 착수돼 건축과정에서 많은 난관을 겪지 않으면 안되었다.

1차공사에 소요되는 공사비가 1억1백여만원으로 나온데 반해 지난 연말 모금액은 8천9백여만 원 밖에 안돼 차액을 메꾸기 위해 담당 김 신부는 서강대학에서 1천5백만원을 차용하는 등 공사비 조달에 애로가 적지 않았다.

여기서 작년 서독 주교회의에 ____만 달러가 승인되어 공사는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지출이 71 회계연도로 이월되고 금년 10월에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지출되리라는 언약을 받았다.

그러나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는 주위의 권고에 힘입어 예수회 미국「위스컨신」관구 주선으로 미국은행에서 연리 8%로 8만달러를 융자받아 연24%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서강대학 차입금을 상환하고 잔금으로 공사를 계속하는 한편 국내모금에 착수했다.

국내모금은 주로 김 신부가 지면을 통해 개인적으로 보조받은 것인데 약5백만원 정도였다.

헌데 이 사업이 예수회를 배경으로 진척되고 있다해도 진행과정에서 김 신부의 어깨에 메워진 부담이 너무 큰 인상을 주고있음을 본 한국 평신도들이 결국 한국인이 혜택을 입게될 사업인만큼 협조를 해야한다는 중론에 따라 지난 5월「후원회」를 조직했다.

이들은 김 신부를 중심으로 내부시설에 필요한 가구 구입대금 1천5백만원을 모금목표로 세우고 6월말까지 2개월동안 준비작업을 벌여 낙관적인 전망앞에 서게되었다.

서울지방에 묵상과 회합의 요람 구실을 할 변변한 시설하나 없는데 불편과 아쉬움을 느껴오던 가톨릭 지성인들인만큼「말씀의 집」은 누가 주관해서 건축하든「낭보」가 아닐 수 없고 따라서 건축과 운영에 적극 참여해서 보람된 사업을 성공리에 이끌어가자는 논의가 김 신부라는 점에서 볼 때 자연스러운 것이였다. 그런데 지난 6월말 예수회는 돌연 김 신부를 해임하고 미국인 수사에게 바톤을 인계시키고 김 신부 를「말씀의 집」피정담당으로 하는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이 인사조치가 있자 성숙된 한국평신도들의 참여「무드」는 김이 빠져버렸고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낳게 했다. 한편 프라스 신부는 김 신부는 손을 뗀 것이 아니고 피정담당으로「일」을 맡게 되었다고 하나 당사자인 김 신부는 공사가 절정에 이른 지금와서 갈아 치우는 의도를 상당히 섭섭하게 생각하면서 피정담당은 물론 일체 관여치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유를 프라이스 신부는『건축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나 지금까지 현장관리를 미국인 수사가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공사비로 대여한 8만달러 상환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취해진 것이라는 추측은 어쩔 수 없는 귀결이라고 말하고 있다. 막바지에서 기수를 갈아치웠지만「말씀의 집」이 예수회가 주관하는 한 예정대로 완성될 것은 의심할바 없다. 허나「예수회」의 토착화와 한국교회와의 유대강화를 생각할 때 이번에 나타난 불협화음은 독주의 인상과 함께 긴 안목에서「옥의 티」로 보는 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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