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 고아원들, 직업 보도시설 거의 없어

입력일 2020-10-12 16:20:12 수정일 2020-10-12 16:20:12 발행일 1971-06-13 제 77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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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들 자활대책 수립에 맹점
유능한 인재 양성ㆍ협의체 구성 등 시급
【서울】해방과 한국전쟁은 숨한 고아들 이 땅에 탄생케 했다. 부모를 잃은채 헐벗고 굶주리는 고아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오자 교회는 사랑의 손길로 이들을 양육하는데 앞장서왔고 이제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운영 고아원이「먹이고 입히는」데 상당한 정성을 쏟은 결과 다른 고아원에 비해 모범을 보여왔다고 할 수 있겠지만 18세가 되면 고아원을 떠나 싫든 좋든 사회로 진출해야 하는 원아들의 자활대책에 얼마나 관심과 대책을 기울였는가 하는점에서 반성과 함께 사회사업 특히 고아원 운영의 새로운 방향모색이 요청되고 있다.

현재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고아원은 전국 걸쳐 17개소인데 여기서 양육되고 있는 원아수는 약1천9백명으로 집계되고있다. 여기서 매년 약1백명의 고아가 만18세까지 머물도록 한 아동복지법에 따라 사회로 나오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사회에 나온후 일정한 생계대책을 갖지 못한채 사회생활에 적응치 못하고 소외감속에 다시 가두를 방황하며 또 다른의미의 사회문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단순한「구호」또는「구제」의 방법으로 일관해온 고아원 운영이 새로운 차원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소리가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특히 교회의 고아 양육사업이 6ㆍ25동란후 절정을 이룬 외군원조에 힘입어 이들의 「자활」을 겨냥한 긴 안목의 대책의 수립이 가능했다는 역사적 배경으로 보아 70년 보건사회부 예산이 전체 예산의 1.9%밖에 안되는 국가의 복지정책에 기대지 않고도 이러한 조치가 마땅히 이루어졌어야 했다는 반성은 교회의 사회사업에 대한 정체과 이를 뒷받침할 유능한 사회사업가의 양성이 소홀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반성은 지난달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린「한국 여자수도회 고위장상 연합회」제3차 정기총회에서 있은「사회사업 평가회」에서 처음 대두되었다. 이들은 양로원과 고아원 사업이 성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나 고아들이 사회진출후 사회생활에 적응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사회사업의 방향전환과 함께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결론내렸다. 현재 운영중인 고아원의 자활을 위한 자체 직업 보도시설 현황을 보면 17개고아원 중 서울의「성심원」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대책이나 계획도 없는 형편이다. 그나마도 성심원의 경우 중학과정으로 원예ㆍ축산ㆍ가사를 가르치는 「배광농예 기술학교」나 자동차 정비 및 운전기술을 가르치는 「성심자동차학원」을 보면 교회의 관심밖에서 정신적, 물질적 도움이 없이 운영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운영난에 빠져있다. 그밖에 대부분의 고아원은 뛰어난 재능이 없는 한 중학교 과정 정도의 교육을 시킨후 별 준비 없이 인근 공장에 취직하거나 정부에서 운영하는「아동직업 보도소」에 위탁, 일정한 수준에 오르지 못한채 사회로 보내고 있다. 때문에 일단 고아원을 나와 불안한 생활을 보낸 이들은 남자의 경우 군복무를 마치고 나서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와 무위도식하는예가 많은데 고아원은 이들을 키운 정리로 봐서 내보내지 못하고「보양아」라는 명목으로 돌보아주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고아들이 정상인으로 발돋음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사회사업성과를 거두기 위해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것은 교회 전체가 구제사업과 사회사업을 혼동하고 있는 정신자세에서 벗어나 ①교회운영 직업보도학교와 고아원 사이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②연장아(18세 이상) 기술교육을 위한 장학제도 마련, ③사회사업단체 협의체 구성과 전문가 양성, ④고아양육은 어느 한 기관의 일이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계몽과 함께 후원회나「공동모금제」를 실시, 외국원조에 의존해온 타성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사회사업가들은 말하고 있다. 「공동모금제」를 통한 직업 보도교육 후원이나 연장아의 기술 교육지원은 그간 고아원 운영에 막대한 원조를 베풀었던 외군 원조기관들이 점차 한국을 떠날 차비를 하고 있어 교회안이라도 빠른 시일안에 손대야 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