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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자 교리] 39. 성명을 헛되이 부르지 말라 / 김영환 신부

입력일 2020-08-11 09:59:43 수정일 2020-08-11 09:59:43 발행일 1972-05-28 제 81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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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성함이 어떻게 돼?』『최만복이오』『이놈아 아버님 성함을 함부로 부르는 법이 있느냐?』만일 이런 대화가 오갔다면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아버지 이름을 아무렇게나 부르고 존경 없이 부른다면 누구나 좋지 않게 생각할 것이다. 하물며 하느님의 이름을 정성되이 부르지 않고 거짓말을 하기 위해 이용하면서 부른다면 큰 잘못이라 하겠다. 천주십계의 둘째 계명은 하느님의 이름을 정성되이 부름과 맹서와 서원을 지킬 것을 명하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하느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것과 하느님의 이름으로 남을 저주하거나 악한 맹세를 하거나 세운 맹세를 깨뜨리는 따위는 모두 제2 계명에 어긋나는 것이다. 가령 이런 일이 있다 하자. 아버지께서 가장 즐겨하고 좋아하는 물건을 함부로 취급하는 자녀가 있다면 그는 아버지를 없신여기는 것이고 멸시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아버지를 멸시하는 것이다. 구약시대에는 하느님을 모욕하거나 욕되게 하는 사람들을 사형에 처했다. 그러기 때문에 하느님 이름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참된 종교를 멸시하거나 업신여겨도 하느님을 욕하는 결과가 된다.

특히 저주를 하느님 이름으로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잘못하는 것이다. 저주란 남이 잘못 되도록 바라는 말이다. 어떻게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으로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을 저주하겠는가. 또한 우리는 맹세나 서약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하며 만일 누가 하느님 이름으로 정당히 맹세나 서약을 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수도서원을 발하거나 동정서원을 발하고 지키는 것 등이다. 또 어떤 사람은 악한 맹세나 부정한 맹세를 하느님 이름으로 한다. 악한 맹세란 불의하고 헛된 것을 맹세하며 악행을 하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 또한 부정한 맹세란 법정이나 정당한 권위자가 묻는 말에 대해 거짓으로 증명하기 위해 하느님 이름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것은 거룩하신 하느님의 이름을 남을 속이기 위해서 악용하는 것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용을 맺는 유대를 끊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영어에서「갓뎀」혹은「지저스 크라이스트」「하느님은 너를 저주하라」혹은「제기랄」하는 말을 그렇게 표현한다. 이런 말들은 제2계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큰 죄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