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신자 인기인 탐방] 「배따라기」이혜민씨

입력일 2020-06-04 15:42:12 수정일 2020-06-04 15:42:12 발행일 1989-04-16 제 1651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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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부르며 하느님 생각해요”
신앙으로 절망ㆍ좌절 이겨내
체험담긴 찬양집 출반 예정
「은지」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비와 찻잔사이」등 감성적이고 애잔한 노래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온 「배따라기」의 이혜민씨를 만났다.

1981년 KBS가요제에 「첫 사랑은 다 그래요」라는 곡으로 가요계에 데뷰한 이혜민씨는 처음에는 솔로가수로 출발、현재는 박찬우씨와 듀엣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사에 더 신경을 씁니다. 비록 대중가요지만 노래를 통해 하느님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도」혹은 「성당」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해요』라고 말하는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제 음악이 감성적인 것은 그런 때문일 거예요. 말이나 논리가 아니라 전체적인 느낌으로 사물을 바라봅니다』.

학생시절 커피향기가 나는 듯한 선생님의 기억、첫사랑에 대한 기억들이 이혜민씨의 노래에는 많이 등장한다.

1960년생으로 서울 경신고를 졸업한 그는 미술학도를 꿈꾸었으나 취미로 하던 음악이 좋아서 계속 음악을 하게 됐다. 『하느님은 제가 절망과 좌절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신 분』이라고 말한 이혜민씨는 『다리를 다쳤을 때 살아 갈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당은 고등학교 때부터 다녔는데 수년간의 예비신자경력을 떼고 지난해 12월23일 세례를 받았다.

『교회신자 중에는 저처럼 소극적으로 미사에만 참례하는 신자들이 많을 텐데 그런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교회의 문제를 지적한 그는 오랜 예비자경력 탓인지 교리문제에 대해서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예비자들을 위한 교리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민씨의 곡 중에는 토크송이 가장 많은 편으로 멜로디에 인간의 감성을 그대로 담는 토크송의 형식을 즐긴다.

지난해 12월18일 서울대교구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교사의 밤」에 출현하는 등 교회 내 활동에 적극적인 이혜민씨는 찬양집 「길이 되신 주님」을 출반준비 중에 있다.

지체장애자 친구에게 작곡을 해준 이 노래들은 이혜민씨의 신앙적 체험을 담은 것으로 곧 출반될 예정이다.

또 최근 이혜민씨는 박찬우씨와 새로운 음반 「그해 겨울의 은빛 플룻」을 출반、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새 음반에 수록된 「희에게」는 발라드풍의 멜로디에 사랑의 아픔 및 고민을 표현하고 있다.

노래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존인물인가의 여부에 대해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이혜민씨는 『첫사랑의 실존인물이지만 결국 모든 이의 기억 속에 묻혀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면목동성당에 나가고 있는 이혜민씨는 지난 3월 열심한 가톨릭신자와 결혼하여 성가정을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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