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문중서 매입한 땅 3천5백평…1억여원 상당 후손들, 본격적인 성지개발 희망
농촌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순교자들의 직계후손들이 선대 순교자의 묘소가 있는 땅과 그 인근의 임야 3천5백평을 관할 교구에 최근 봉헌、순교성지 개발사업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에 수원교구로 등기 이전된 경기도 이천군 호법면 단천리의 임야는 현재 평당 2천5백~3천원에 호가돼、금액으로 치면 1억여 원에 달한다.
이 임야는 이천군 단천리의 동래 정씨 일족이 87년8월과 89년1월 두 차례에 걸쳐 구입한 땅 전체와 성지개발에 필요한 정씨가문의 종답 일부가 포함된 것이다.
이천성지중 단천리성지에 해당되는 이 땅은 이천출신의 聖이호영ㆍ聖이소사ㆍ聖이문우의 고향과 인접하고 聖김대건신부가 성사를 주러 밤에 다니던 길이 포함된 것외에도 1866년 병인박해당시 남한산성에서 순교한 정은의 묘소와 그의 종손자 정베드로의 순교정신을 기리는 성지일뿐 아니라 1784년 이승훈의 영세직후부터 정씨가문이 지속적으로 수계생활을 하며 신앙을 지켜온 지역으로、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우촌이란 학설이 보고돼 있다(본보 87년9월13일 11면 참조).
순교자 정은ㆍ정베드로의 후손들은 집안에서 순교자들이 나오자 죄인으로 취급받으면서、집과 전답 등 재산일체를 몰수당하고 마을사람들로부터도 내쫓긴 채 유랑생활을 계속하는 와중에도 집안에서 사제성소를 육성、1884년 말레이반도 서남쪽 페낭신학교로 유학해 1896년 한국천주교회 다섯 번째 한국인 사제 정규하 신부를 탄생시키고 이후 정규량ㆍ정원진ㆍ정운택 신부(현 수원교구오산본당 주임ㆍ이천성지개발위원회부위원장)를 배출한 유서깊은 성직자집안이다.
이 가문은 단천리 지역농촌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거액인 시가 1억여 원에 달하는 성지의 땅을 매입하기 위해、이미 7년 전부터 가구별로 매달 1만원 이상씩 모금하는 등 임야구입비 마련에 힘쏟으면서 성지조경에고 세심한 배려를 하며 단장준비작업을 펴왔다
가문대표 정범진옹(75세ㆍ이천본당)은『요즈음 농촌살림이 어렵다고는 하나 수계생활을 한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 순교 선조후 2~3대까지 이어진 박해로 인해 할아버지ㆍ아버지 대까지 땅 한 평도 없이 유랑、지극히 빈궁했던 시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고난의 시절을 회상하고『성지의 땅은 확보됐다고는 하나、이제부터 본격화해야할 단장사업이 문제』라며 단천리성지 개발사업비에 관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천성지개발위원회(위원장ㆍ배영무신부)는 단천리 성지의 순교자의 후손들이 피신했던 굴바위ㆍ검은바위ㆍ정은 순교자 묘소ㆍ聖김대건 신부의 성무코스 등을 복원ㆍ단장할 계획을 세워두고있다. 그러나 이 성지는 현시점에서도 신자들이 대거 모여와 순례를 하나 버스진입로ㆍ주차장등이 구비돼 있지 않아 순례 시 큰불편이 있어 독지가들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崔昌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