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방한을 통해 한국교회를 처음 알게 됐는데 실제 방문해보니 기대이상으로 발전하고 있어 무척 놀랐습니다』
지난 8월 3일부터 7일까지 4박 5일 동안 한국을방문한 이태리「밀라노」 대교구장 마르띠니 추기경은 한국교회의 발전모습에 극구감탄하면서 특히 영세자 및 성소자 증가 평신도의 활발한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방한기간 중 교황대사관에 머무르면서 절두산성지 판문점 민속촌서강대 프란치스꼬수도원 혜화동본당 수도자 신학원을 방문하고 김수환 추기경 김옥균 주교·강우일 주교와 환담을 나누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마르띠니 추기경은 자신의 방문을『「베네볼린씨아」라는 후원단체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구체적으로 아시아교회를 이해하고 세계교회와의 공동체 일치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볼린씨아」는 유럽에서 대규모 백화점을 경영하는 네델란드 신자들의 교회후원단체로 1백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매년 1명의 추기경을 선정, 세계 여러 나라 교회를 순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 목적은 가난한나라의 교회를 도와주고 각 나라에서 복지활동을 펴고 있는 수도회를 간접지원 하기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후원자금은 은행적립금의 이자에서 충당하고 있다.
추기경은 자신의 방한 목적이 바로 이러한 동기와 부합한다고 밝히면서『이번 여행은 한국·일본·홍콩·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4개국 교회를 돌아보고 세계교회는 한 형제 안에 하나임을 획인하기 위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8월 6일 오후 혜화동본당을 방문, 본당주임 이상훈 신부로부터 본당현황에 관해 자세한 안내를 받은 마르띠니 추기경은 『본당규모가 아주 크고 조직이 잘돼있는 것을 보고 감명 받았다』면서 『「밀라노」에 돌아가면 발전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잘 전하겠으며 특별히 사목 위원들이 제안한 『「밀라노」대교구내 본당과의 자매결연안은 무척 고무적인 것으로 성사 가능토록 노력 하겠다』고 말해 한 형제로서의 연대감을 더욱 구체화하기도 했다.
5백 만이상의 신자를 갖고 있고 역대 수많은 교황을 배출한 「밀라노」대교구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세계 교회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는 추기경은 8월 5일 서강대에서 서울정평위원들과 대담을 나누면서 한국의 현실문제에 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는데 「사회 속에서의 교회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교회는 인간 존엄성을 명백히 인식시키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며 타 종교와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금년나이 59세로 80년에 주교로 서품되고 83년 추기경으로 임명된 예수회소속의 마르띠니추기경은 성서학박사로서 성서 및 영성에 관한 명 강의로 유명한데 그의 강의 내용은 속속 책으로 발간돼 현재 30여권에 이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성 바오로 출판사가 발행한 「마태오복음」「요한복음」등 2권이 나와 있다.
마르띠니 추기경은 특히 젊은이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방한 기간 중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교회 젊은이들의 영성과 교육에 관해 질문을 던지곤 했다.
현재 추기경은 「밀라노」대성당에서 매월1회「젊은이들과의 만남」시간을 갖고 있는데 그 모임에는 매번 5천명이상의 젊은이들이 참석, 대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마르띠니 추기경은 이한에 앞서 8월 7일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김수환 추기경과 요담을 나누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한국교회 전반에 관해 광범위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