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성서란 무엇인가

이연숙 기자
입력일 2020-01-02 17:03:24 수정일 2020-01-02 17:03:24 발행일 1987-11-22 제 158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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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하느님의 계약 말씀
BC 1천년부터 기록
큰소리로 주의깊게 반복해서
일과중 소중한 시간에 읽어야
성서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살아있는 하느님의 말씀이 담겨진 거룩한 책이다. 인간의 언어로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는 인간의 작품인 동시에 성령의 영감을 받아 이루어진 책으로 그 말씀안에 하느님의 현존이 머무르기에 바로 현재의 이 순간에도 우리 인간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 응답을 찾기위해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성서를 읽어야 하겠다. 읽어야 연구도 하고 묵상도 하고 생활도 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성서가 무엇인지, 또 어떤 태도로 성서를 대해야하는지 등을 성서관계 서적을 통해 정리해본다.

성서는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자신을 알려주시는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우리를 창조하고 구원하며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신앙의 자세에서 체험한 사람들이 후대에 전하기 위해 기록한 성서는 하느님의 계시로 이루어진 것으로 진리를 가르치고 잘못을 책망하며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우리를 돕고있다.

성서는 또 계약의 말씀이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계약의 사상을 중심으로 엮어진 구약(Old Testament)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구약을 새롭게 하시고 완성하시며 그분안에서 전인류와 맺으신 새로운 계약(New Testament)이기 때문이다. 요한 크리소스또모 성인(349~407)은 이 구약과 신약을 합해 성서(Bible)라고 처음으로 불렀다.

구약성서는 고대 근동지방의 셈족사상에서 발전한 유다사회에 뿌리를 두고있다. 신약성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던 팔레스티나 출신 제자들에 의해 선포된 메시지가 희랍 문명권안에서 성문화된 것이다. 따라서 성서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 성서의 바탕이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전통, 그들이 사용한 문학유형, 사고방식, 표현 등을 알아야하며 이를 위해 성서공부도 필요하다. 그러나 성서를 단순한 역사서나 과학서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성서는 오랜 구전 전승기간을 거친것 외에도 1천2백년이라는 긴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편집되고 작성된 이스라엘 백성의 고유문학 총서이자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성서가 글로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천년경 부터이면 기원전 3세기경 히브리어에서 희랍어로 번역됐는데 이를「70인역 성서」라고 한다.

70인역에서는 그 내용과 문학적 표현방식에 따라 성서를 역사서·예언서·지혜서로 분류했고 1세기말엽 유다교 학자들은 구약성서를 율법서·예언서·성문서로 분류하고 70인역의 46권이 아닌、39권만을 성서로 인정했는데 이것이 히브리 경전 목록이다.

70인역과 히브리 경전 목록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성서가 제1경전이고 70인역에는 있으나 히브리경전에서 제외된 7권을 제2경전(외경)이라 한다. 개신교는 히브리경전만을 채택했기에 70인역을 인정하는 가톨릭보다 7권이 부족하다.

신약성서는 예수 부활후 20~30년 지나서 기록돼 1백50년경 그 목록이 확정됐다. 신약은 복음서 4권·사도행전·바오로서간 21권·묵시록 등 27권으로 구성돼있고 따라서 가톨릭의 성서는 구약 46권을 포함, 73권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태도로 성서를 대해야할까?

성서가 하느님 말씀이 기록된 책이기 때문에 존경하는 마음으로 읽되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며 사랑과 믿음으로 읽어야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성서를 읽을때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지던 책이 갑자기 흥미롭고 매혹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고 또 성서의 말씀을 더욱 깊이 알아듣고 음미하며 외우게까지 된다. 이런 태도는 어떤 이기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따라 살기위해 성서를 읽는 올바른 마음자세를 길러줄 것이다. 그리고 성서는 눈으로 읽기보다는 큰소리로, 주의깊게, 반복해서, 전체흐름을 파악하며 읽어나갈 때 올바로 이해할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바쁘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성서를 멀리하기가 일쑤이다. 무엇보다 오늘 여기서 지금 시작해야하며 우리의 일과중 가장 소중하고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선택, 성서를 읽도록 하는 습관부터 길러야한다.

이연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