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아픔 속에서도 5월의 푸르른 하늘처럼 맑고 높은 동심의 세계를 키워가고 있는 서울 애화학교(교장ㆍ이호자 수녀)어린이들.
청각 장애자를 위한 구화(口話)교육의 장으로 뿌리내린 애화학교는 장애아동들에게 자칫 부족해지기 쉬운 정서교육을 위해 리듬합주부(지도교사ㆍ김명희)를 만들어, 음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정상인과 다름없이 말하고 듣고 싶은 소망을 리듬 악기에 담아 하늘 높이 띄우고 있는 어린이들은 스스로 섬세하고 정확한 소리를 감지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확하게 곡을 연주한다.
청각장애자들에게 불가능하리라고 여겨지던 악기연주를 위해 애화학교 리듬 합주부가 편성된 것은 지난 79년.
멜로디는 커녕 박자개념 조차 희박한 어린이들에게 악기 연주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교사들의 정성어린 지도와 학생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쉬운 악보를 읽고 스스로 연주 할 수 있게 됐다.
아코디온ㆍ오르간ㆍ목금ㆍ철금ㆍ트라이앵글ㆍ큰북ㆍ작은북ㆍ캐스터네츠ㆍ멜로디온 등 리듬악기와 가락악기로 구성된 리듬 합주부는 현재 초등부ㆍ중등부학생 16명으로 짜여져있다.
이들은 길게는 6~7년, 짧게는 1~2년 리듬 합주부에서 리듬 감각을 익혔으며 매년 학예 발표회 등을 통해 연주회를 갖고 있다.
애화학교 학생들은 보청기를 사용하면 대부분 연주를 들을 수 있으며 장애정도가 심한 어린이들은 큰북ㆍ작은북 소리 등을 피부로 감지한다고.
특히 애화학교는 빠른 시일 내에 초등부 3~6학년 40여명으로 합주단을 재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