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하나요?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 초년생입니다. 많은 청년들이 그렇겠지만, 재물에 대한 욕심이 너무 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생각하면 제가 너무 세속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됩니다.
【답변】 얼마나 가졌냐보다, 어떻게 가치 있게 쓰느냐가 중요
과거 영국의 한 언론에서 2000년대의 엘리트 트렌드로 한 때 이슈가 됐던 신종어 ‘욘족’(YAWNS·Young And Wealthy but Normal)을 소개했습니다. 이들은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사치하지 않고, 좀 더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며, 사회적인 책임의식으로 자선사업 등에 기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특히 30~40대에 자수성가해서 이미 억만장자가 됐지만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최근에는 ‘욜로족’(YOLO·You Only Live Once)에 대해서 언급들을 하는데, “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는 2011년 캐나다 가수 드레이크(Drake)의 ‘The Motto’라는 곡에서 다시 한 번 언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됐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을 뜻합니다. 주로 20~30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욜로족’들은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높이는 데 필요한 돈을 적절하게 지출하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 여행, 취미생활, 고가의 외식, 쇼핑 등에 소비를 하는 데 있어 주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욘족’이 됐든, ‘욜로족’이 됐든지 간에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 보다는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아 보입니다. 특히 ‘욜로족’은 돈을 무분별하게 낭비하자는 것은 아니랍니다. 더 이상 ‘벼락부자’라는 것은 없고, 결국 계층에 대한 세대 물림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면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삶을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젊은이들 스스로 찾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부자가 될 수 없으니, 그러한 현실을 도피하려는 하나의 변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뭐라고만 할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독일의 그림 형제가 수집한 「그림 동화집」에 ‘행복한 한스’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7년 동안 열심히 일한 한스에게 주인은 그동안 일한 대가로 커다란 금덩어리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스의 금덩어리를 본 사람들이 금덩어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그러자 한스는 고향으로 가던 중 만난 말을 보고 금덩어리와 바꿔 버립니다. 그리고 그 말을 소와 바꾸고, 소를 햄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돼지와 바꾸면서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돼지를 거위와 바꾸고, 마지막에는 거위는 칼을 가는 돌과 바꿔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우물에 빠뜨린 한스는 결국 빈손으로 고향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고향집으로 가져갈 게 없는 한스는 말했습니다. ‘아, 이제야 무거운 돌을 들고 가지 않아도 되는구나’ 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달려갔다고 하네요. 한스에게는 엄마가 계신 고향집에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에 금덩어리가 없이 빈손이어도 ‘행복한 한스’라고 합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닌 마음에서 오기 때문이라네요.
물론 우리가 듣기에 얼마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일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한스가 금덩어리를 말과 바꾸지 않고 그래서 또다시 무엇인가와 바꾸지 않았다면 결국 그는 금덩어리를 지키려 하다가 정말 소중한 것들을 잃게 되거나,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죽음 뒤에 입게 되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답니다. 즉 떠날 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돈의 진정한 가치를 안다면, 물질에 대한 소유 그 자체에 초점을 둘 게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에 돈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쓸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돈을 얼마나 벌었든지 간에 살면서 가치 있게 쓴 돈만이 결국 내 것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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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구 원장rn(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