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한국의 신흥종교] <40> 통일교 <9> 교리 ③

노길명ㆍ고려대교수ㆍ사회학
입력일 2019-08-22 16:05:06 수정일 2019-08-22 16:05:06 발행일 1988-06-12 제 160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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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부활을 부정

인간 책임분담론 주장
(5)부활론

지금까지 살펴 본 창조론ㆍ타락론ㆍ종말론ㆍ메시아론이 그러하듯이, 통일 원리에서의 부활론 역시 기성교회에서의 가르침과는 사뭇 다르다.

통일교회에서는 인간은 애당초부터 늙으면 흙으로 돌아가도록 창조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인간이 육체적인 죽음을 갖게 된 것은 기성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선악과를 따 먹었기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하느님께서「아담」과「하와」에게『그것을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창 2, 17)고 말씀하셨지만, 「아담」과「하와」는 선악과를 따 먹은 후에도 육신적으로는 계속 살아 있었고 자녀까지 낳았던 것으로 보아,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죽음이란 육체적 죽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성서에서 말하는 죽음이란 용어는 인간이 하느님과 하느님의 말씀을 저버림으로 인해 하느님과는 무관한 죄악인간이 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사탄의 자녀가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다시 말하면, 성서에서 말하는 타락으로 인한 죽음은 육신의 목숨이 끊어지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善)주관권으로부터 사탄의 악(惡)주관권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통일교에서는「부활」이란 용어 역시 생리적인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의하면, 부활이란 이미 삭아 없어진 죽은 사람의 뼈와 살이 되 붙어서 다시 살아나는 육체적인 부활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부활이란 타락으로 인해 사탄의 주관권으로 떨어진 인간이 주님에 의해 하느님과 일체가 되어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자신의 타락으로 초래된 죽음, 다시 말하면 사탄주관 내에 떨어진 입장으로부터 복귀섭리에 의하여 하느님의 직접주관권내로 복귀되어나가는 과정적인 현상이 부활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죄를 회개하고, 어제의 자신보다 오늘의 자신이 좀 더 선하게 되었다면, 그만큼 부활한 것이 된다고 설명한다.

한편 통일교에서는 성서에서 말하는「무덤」이라는 것도 인간의 시체가 묻혀있는 곳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한다.

이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죄악인간이 살고 있는 곳은 모두 무덤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통일교에서는 이러한 곳에 있는 인간들이 하느님의 말씀과 은사로 구원받아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가 되면, 그것이 곧 무덤에서 살아나는 것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6) 예정론

통일 원리에 의하면, 『하느님은 선의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의 뜻도 선이요, 하느님의 예정도 선이시다. 따라서 하느님은 악을 예정하시지 아니한다』이러한 통일교의 설명은 기성교회의 가르침과 비슷하다. 그러나 예정론에 관한 통일교위 설명내용은 기성교회 특히 예정론을 강조하는 칼비니즘의 교리와는 상당한 차이점을 나타낸다.

통일교에서는「하느님의뜻」은 하느님의 능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하느님의뜻은 그 뜻을 대하는 인간의 책임분담이 완전히 이행될 때에만 이루어지게 된다고 주장한다.

통일 원리에 의하면, 하느님의 뜻 자체에 대한 예정이 1백%라고 하더라도, 그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책임분담 95%와 함께, 인간의 책임분당 5%가 따르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이 아무리 선의 예정을 하셨다고 하더라도, 하느님만으로는 그것을 이루실 수 없으며, 인간의 책임 몫인 5%의 책임분담이 수행되어야만 그 예정이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의하면, 하느님이 자신의 몫인 95%를 다 하셨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자신의 몫인 5%를 다 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고 연장되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통일교에서는 하느님의 인간창조의 뜻은 선이고, 사랑과 행복의 이상세계를 실현하는 것이었지만, 「아담」과「하와」가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지키는 책임분담을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인 이상세계가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오히려 하느님의 뜻과는 반대인 죄악세계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만약「아담」과「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어 타락하게 되었던 것이 하느님의 예정이었다면, 하느님은 악한 하느님이고 선의 하느님일 수는 없다고 설명 한다.

통일교에서는 이와 같은 책임분담론을 내 세우면서, 이 책임분담론이야말로 기성교회가 그 동안 설명치 못했던「아담」과「하와」에 대해 하느님이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는 계명을 주신 까닭을 완전히 설명케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성서에서「너희가…하면, 내가…해주겠다」는 말씀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인간의 책임분담을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또한 통일교에서는 하느님께서 이 땅위에「하느님 나라」를 세우고자 하시면서도 그동안「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인간이 자신에게 부과된 5%의 책임분담을 완수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인간역사에서는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적기(適期)가 여러 차례이었었지만, 그때마다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중심인물이 자신의 사명 즉 책임분담을 다하지 못해 지연되어 왔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통일교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지연되어온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한다.

노길명ㆍ고려대교수ㆍ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