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장같이 차갑고 이지적인 남자이지만 알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해내는 「태준」의 역할을 맡아 연기자로서 최고의 인기를 한번에 올려놓은 MBC-TV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남성훈 (41·요셉·본명 권성준)씨.
꽉 짜여진 스케줄 속에서도 잠시 틈을 내주어 만나보았다. 『태준의 역할자체가 매우 특이한 성격이라 표현하는데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연기자인 만큼 그의 성격표출을 충분히 소화해내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TV화면에서 보다는 조금은 더 핸섬한 얼굴로 소탈하게 웃음짓는 남성훈씨는 지금까지 맡아온 드라마 가운데 「사랑과 야망」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것 같다고 말했다.
『일에 대한 무서운 집념과 열정을 가진 태준의 성격은 어떤 점에서 저와 매우 흡사한데가 있습니다. 하지만 「태준」보다는 제가 좀더 다정다감하고 정이 많다고 할까요?』
개구장이 아주 어린시절부터 연기자가되고 싶었고 그래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에 진학, 그동안 「여고 동창생」「다녀왔읍니다」「당신」「수사반장」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텁텁한 모습을 보여온 베테랑 연기자 남성훈씨는 지금으로부터 7년전 대치동성당에서 영세를 받은 열심한 신앙인이기도 하다.
총각때부터 미사전례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이끌려 가끔씩 명동성당에 드나들곤 했지만 정작 영세한 동기는 수현(15·엘리사벳)용철(14·돈보스꼬)두자녀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
그래서 「못이긴체」하고 끌려가 당신 주임이던 안상인 신부로부터 영세한 남성훈씨는 부인 배문자(39·마리아)씨와 함께 5개월후 곧바로 견진성사의 은총도 받았다.
『처음에는 식사전 성호긋는 것조차 창피해서 눈치를 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신앙이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마음 든든할수 없어요』
1주일중 이틀은 꼬박 밤을 새워야하고 나머지 사흘은 거의 아침 일찍나가 밤늦게 돌아오는 올빼미같은 생활이지만 그바쁜 촬영 스케줄속에서도 주일미사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려한다고 털어놓았다.
촬영차 지방에 내려갈 때는 그 지방의 성당을 찾아 미사를 봉헌한다는 남성훈씨는 얼마전에는 철저한 불교신자인 부모를 개종시켜 명실공히 신앙가족을 이루었다.
『아이들과 식사조차 함께할 시간이 없습니다. 하지만 집안일은 모두 집사람이 알아서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별로 불편없이 아버지의 연기생활을 이해해주고 있어요』
그런 아내의 영향인지 「이상적인 여성상」을 「사랑과 야망」에서의 아내역인 「미자」와는 정반대의 성격인 『남자를 편하게 해주고 잡념없이 일에 몰두할수 있도록 내조해주는 여성』으로 꼽고있는 남성훈씨는 드라마속에서 「미자」와는 극적로 재결합하게된 경위에 대해서 『어떤일이 있어도 「결손가정」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시청자들의 강력한 요구를 작가가 받아들였기때문』이라고 말했다.
항상 조용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해 「무구(無垢)」를 생활신조로 삼고있는 남성훈씨. 그래서 「연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외적인 미(美)보다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올바른지성과 인간미를 겸비해줄 것』을 강조하는 남성훈씨는 『앞으로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면 충분히 소화시켜내겠다』면서 『새해는 좀 더 신앙적으로 성숙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