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공유산에 따른 합병증

허남 기자
입력일 2019-06-28 16:05:32 수정일 2019-06-28 16:05:32 발행일 1990-08-12 제 1716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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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과일따다 가지 부러뜨리는 결과”
불임ㆍ잦은 유산ㆍ자궁천공 등 유발
임신기간 비례해 후유증 심화돼
산모ㆍ태아 생명수호차원서 철저한 교육 절실
인공유산은 생명윤리를 거스르는 것과 동시에 살인죄에 해당된다고 교회에서 강력히 가르치고 있지만 낙태의 증가추세는 수그러들줄 모르고 있다.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유산이 임신초기는 물론 임신 후 6개월 이상된 상태에서도 무리하게 자행되고 있어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가톨릭신문 7월 29일자 11면> 이같은 추세에 대해 교회를 비롯 각계각층에서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의학계에서도 뜻있는 의료인들을 중심으로 『설익은 과일을 억지로 따내려고 할때 나뭇가지가 찢어지거나 꺽이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잉그란트로비쉬의 말을 인용,「인공유산은 건강학적인 면에서만 볼 때에도 임산부에게 엄청난 부작용을 동반한 합병증을 유발시킬 요인이 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개인 신변적 체면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면서 인공유산의 위험성을 사전에 상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이 분야의 전문 의료인들의 말을 종합, 인공유상에 따른 여러 합병증 중에서 대표적인 것과 그 증상을 알아 보았다.

<편집자 註>

일반적으로 인공유산에 따른 합병증은 임신수주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한다.

대체로 인공유산은 임신 12주 이전에 시행되는 초기인공유산과 12주 이후에 시행되는 중반기 인공유산으로 경우도 수정란의 착상이후 6~8주까지나 8~12까지 합병증의 발생과 이에 따른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 또한 인공유산은 시술자의 경력과 경험에 따라서 그 합병증의 발생은 정도를 달리한다.

자궁경관 개대(開大) 합병증

보통 초기 인공유산에서는 자궁경관을 넓게 열고난 뒤 태반감자나 태아분쇄 감자를 이용하여 태아(배아)와 태반을 뜯어낸 뒤 큐렐이라는 쇠 주걱으로 태반의 찌꺼기와 임신성 자궁내막을 깨끗이 긁어내는 소파수술과 진공흡입만출법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될수 있는대로 자궁경관을 넓게 열어주어야 자궁 내용물을 제거하기가 편리하기 때문에 반드시 꽉 조여져 있는 내자궁경관구를 확실히 개대시켜야 한다.

이때 자궁경관을 열어주는 방법으로 보통 「라미나리아」라는 건조시킨 해초줄기를 이용하거나 금속으로된 자궁경관 확장기를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자궁이 지나치게 전굴되거나 후굴되어 있을 때 또는 자궁경관의 폐쇄성 유착이 있을때는 라미나리아나 자궁경관 확장기 혹은 자궁 소식자를 넣을 때 주의해야하는데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밀어넣는 경우에 자궁경관이나 자궁경관의 협주가 천공되는 수가 있다.

이런경우 환자가 전신마취가 된 경우나 모르고 계속 수술 조작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자궁경관의 무리한 개폐에 따른 내자궁경관구의 손상은「자궁경관무력증」을 일으켜 다음에 원하는 임신을 일으켜 다음에 원하는 임신을 했을 경우 태아가 중량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인 중반기 임신 중에 자궁경관이 저절로 열리면서 유산이 일어나거나 임신 제3기에 조산을 경험하게 된다.

자궁체부의 손상

자궁체부에 일으킬 수 있는 손상 중 가장 위해한 것은 자궁천공(子宮穿孔)이다.

자궁천공은 자궁이 전굴인지 후굴인지 확인하기위해 또는 자궁의 크기를 재기위해 자궁내에 밀어넣는 가느다란 소식자, 가장 가느다란 자궁경관 개대기와 작은 큐렐 등에 의해 더욱 쉽게 일어난다.

견고한 자궁경관을 억지로 개대시킬 때 많은 힘이 가해지면 손의 감각은 둔해지기 마련이다.

이때 자궁경관을 통과한 개대기의 끝이 가해진 힘의 여력으로 내자궁경관구의 위까지 들어가면서 전굴 또는 후굴된 자궁체부의 벽을 쉽사리 뚫게되는데 가느다란 개대기일수록 쉽게 천공을 일으켜 확장기를 교대로 넣어 자궁경관을 넓힐 때 자궁체부의 천공된 구멍으로만 계속 개대기가 들어가게 되어 그 천공부위가 더욱 넓어지게 된다.

일단 자궁체부의 천공이 발생한 부위를 통해 다음 단계의 기계조작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태반감자 또는 진공흡입관 큐헬 등의 기계에 의해 골반강내에 있는 장기들이 손상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

태반감자는 초기임신에서라도 자궁내에 성장하고 있는 태아와 태반을 뜯어내는데 이용되는 기계이므로 천공된 부위로 이 기계가 들어가면 골반강내에서 태반감자에 의해 붙잡히는 조직을 태아와 태반으로 잘못알고 뜯어내는 수가 있다.

장을 보호하고 있는 장간막이 손상을 받으면 장간막의 수많은 혈관이 터져 복강내 출혈을 일으키고, 장이 손상을 받는 경우 심하면 장천공이 일어나 대변의 누출로 복막염을 일으켜 개복수술을 요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요관의 손상으로 소변이 누출되기도 한다.

진공흡입에 의한 인공유산도 시술자의 입장에서는 사용이 편리하나 무리하게 이용하거나 잘못되면 이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자궁감자를 이용하든 진공흡입 소파를 하던간에 태아와 태반을 뜯어낸 다음에는 큐렐이라는 쇠주걱으로 자궁강내를 긁어내어 잔유물이 남지 않도록하기 위한 조작이 뒤따른다.

이때 예리한 큐렡으로 힘있게 긁어내면 자궁내막을 넘어 자궁근육층에까지 상처를 입히게 되는수가 있다.

자궁강쪽의 근육층의 손상은 신체의 다른 부위의 손상과 마찬가지로 출혈을 일으킬수 있고 병균의 침입통로가 되며 치유과정에서 반흔조직끼리의 유착이 일어나서 자궁내에 섬유성 조직이 엉겨붙는 경우도 있는데 체질에 따라서는 이러한 후유증이 흔히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자궁경관 유착시와 같은 월경곤란증이나 임신을 원해도 임신이 안 되는 2차성 불임에 빠질 수 있다.

출혈과 감염

자궁경관과 자궁체부를 비롯한 우리 몸은 어느 부분이든 상처를 받으면 출혈이 있기 마련이다.

자궁경관과 자궁체부에 발생할 수 있는 찰상, 열상, 천공, 불완전 유산으로 인한 태아-태반조직의 잔류 등 이 모두가 인공유산 후에 계속 출혈을 일으키고 또 이곳을 통해 균이 침입하여 2차성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국소염증, 자궁의 실질염, 복막염, 패혈증, 대혈성쇼크를 일으킬수 있으며, 콩팥의 기능부전 등을 일으키는 수가 있어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는 수도 있다.

또한 자궁의 손상받은 부위들에 일단 염증이 발생하면 치료를 잘하여서 자궁을 떼어내는 일이 없더라도 염증의 후유증들이 남을 수 있다.

자궁근층의 손상은 자궁의 안쪽 벽에 반흔조직을 남기고, 섬유성 조직들의 유착이 일어나며, 다음에 원하는 임신을 시도하여도 착상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수가 있다.

이와함께 임신이 되어 착상이 되더라도 손상받았던 일이 있는 곳에는 탈락막(임신성자궁내막)의 형성이 불완전하며 태반은 자궁근육층 내지는 자궁벽의 장막까지 파고들어가 유착성 태반이 된다.

이런 경우에는 분만 후 후산(後産)이 일어나지 않아 고생하는 수가 있고, 억지로 태반을 뜯어내는 경우에는 태반의 조각이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가 있어 산후출혈이 일어나며 출혈이 심하면 자궁을 들어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아울러 염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이상임신에는 전치태반의 경우도 있다.

전치태반이란 태반이 자궁체부에 착상되지 않고, 내자궁경관구 근처에 착상하는 것을 말하는데, 원인은 쌍태아의 경우와 같이 태반이 너무 커서 내자궁경관구 근처까지 태반이 자라 내려가는 경우에도 생기지만 자궁체부에 염증을 심하게 일으켰던 경력이 있었던 부인이 임신을 한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 같은 전치태반의 경우에도 유착태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인공유산 후 염증이 생긴 경우 난관의 내막이 부분적으로 유착하면 자궁외 임신이 될 수도 있다.

자세히 설명하면, 성교후 정자가 난관을 따라 올라가 난관의 평대부에서 난자와 만나 수정난이 되어 다시 난관을 타고 자궁강내에 들어와 착상을 해야 정상임신인데, 난관의 내강이 염증으로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크기가 작은 정자는 통과해서 난관팽대부까지가서 난자와 만나 수정난이 되었으나 크기가 큰 수정난은 난관을 통과할 수 없어 그대로 좁아진 자리에서 수정란이 자라게 되는데, 이것이 난관임신이다.

이 같은 경우에는 초기임신 증상인 무월경 입덧 등이 나타나다가 난관이 더 팽창할 수가 없어서 유산이 일어나면 하혈이 일어나고 골반강내로도 피가 고이다가 더 이상 난관이 팽창하여 커질수가 없으면 난관이 파열된다.

파열된 부위가 혈관이 많은 곳일 경우에는 환자가 짧은 시간내에 배속에 피가 고여「쇼크」에 빠져 정신을 잃게 된다.

패혈성 쇼크

현재 생활수준의 향상, 개인위생의 개선, 의학의 발달과 항생제의 개발로 인체에 대한 감염이 잘 치료되고 있으나 항생제의 무분별한 남용은 내성균의 발생을 가져왔고 이에 감염된 경우에는 그 치료가 아주 어렵고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시킬수 있다.

패혈성 쇼크는 임상각과에서 여러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산부인과에서는 유산 후에도 일어날수 있다.

패혈성유산의 임산증세로 환자들은 출혈과 하복부의 동통을 호소하는데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고열과 오한을 일으키거나 악취가 나는 농성의 질분비물이 나오게 된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패혈성 쇼크의 치료를 잘하여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하더라도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가를 생각할 때 항생제의 남용과 부주의한 인공유산은 피해야 한다.

불임

인공유산의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임에 빠질 위험들이 높아진다.

불임은 임신의 경험유무에 따라 원발성 불임과 2차성 불임으로 나뉘는데, 임신의 경험이 있었던 부인이 다음에 임신을 원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2차성불임의 경우 난관내강과 난관주위 및 난소주위의 유착으로 불임에 걸린 경우가 원발성 불임보다 훨씬 많다.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경우 인공유산의 방법으로 해결했을 때 억지로 뜯어낸 태반부착부위, 덜 뜯어낸 태반잔유조직과 자궁경관 및 자궁내벽의 손상받은 부위는 항상 세균이 침입할 수 있는 입구가 되어 충분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자궁과 자궁주위, 골반강내, 복강내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 염증이 발생한 연후에 적절한 다량의 항생제를 투여하며 염증을 치료한다하더라도, 한번 염증을 앓은 자리와 그 주위는 섬유성 유착 등이 생겨 난관의 기능을 잃게하므로 난관요소로 인한 영구불임에 빠지게 된다.

이 같은 난관 요소로 인한 불임은 보고자마다 다르지만 전체 불임부인의 약 25~36%에 이른다고 한다.

난관요소로 인한 불임을 치료하기 위해 결국 막대한 경비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난관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발달된 현대의료기기를 감안해도 수술의 조작방법, 손상받은 난관의 부위,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그 성공률의 차이가 심하게 나타나, 많은 경비를 들이고도 1백%성공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허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