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사통상문개정」최종안 확정, 혼란ㆍ어색ㆍ착오 등 우려

입력일 2019-06-19 17:55:36 수정일 2019-06-19 17:55:36 발행일 1990-07-15 제 171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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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교종」, 성신→「성령」, 우리→「저희」등
전례위 - 우리말 예법 맞게 수정
각 교구장 의견수렴, 추계주교회의서 결정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위원장ㆍ강우일 주교)가 87년 말부터 준비해온「미사통상문」개정에 대한 최종안이 확정、공개됨으로써 또다시 용어수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있다.

87년 주교회의 추계총회 이후 현 미사통상문의 개정작업에 착수, 2년6개월여동안 3차에 걸친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지난 6월 최종안인 제4차 개정안을 마련한 전례위원회는 이 개정안을 각교구 교구장들에게 발송, 9월 30일까지 수정부분을 서면으로 작성하며 전례위원회 측에 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최종안은 오는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주교회의 가을총회에서 확정짓게 된다.

이번에 최종적으로 개정된 용어 중에는 제목인「미사통상문」이「공동체미사전례」로 바뀐것을 비롯 특히 논란이 많았던「교황」이「교종」으로, 「성신」이「성령」으로 바뀌었고「내ㆍ우리」가「제ㆍ저희」, 「주」가「주님」,「그리스도」가「그리스도님」,「천주」가「천주님」,「본기도」가「모음기도」,「응답송」이「화답송」,「신자들의 기도」가「보편기도」,「성찬의 전례」가「감사전례」,「고성소」가「명부」,「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가「옳고 마땅한 일입니다」,「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가「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로 변경됐다.

이 개정안은 전례위원회가 처음「미사통상문」개정안을 발표, 지난해 2월 5일자(1641호) 가톨릭신문에 그 내용이 전재된 이후 한해동안 가톨릭신문 지상공개토론회를 가진 바 있으며 지상토론회에서 현행대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교황」「성신」이「교종」「성령」으로 변경,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종안을 접한 많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은『용어 변경이 신자들의 삶 자체가 쇄신되고 교회가 발전한다고 보지 않으며 오히려 혼란ㆍ어색ㆍ착오로 교회의 권위상실을 초래할 소지가 많다』면서『「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를「옳고 마땅한 일입니다」로 바꾼 것 등은 굳이 바꿔야 할 이유가 있겠는냐』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남수 주교는『현행 미사통상문은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후 20년 이상을 사용해 오고 있는 것으로서 미사통상문이 개정된다면 혼란만 야기시킬뿐이기 때문에 좋지 않게 생각한다』고 전제,『이 개정안을 검토한 결과 더 좋은 것으로 바꾸려는 것이 아닌 바꾸기 위한 바꿈이라는 것이 여러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면서 현행대로 사용되기를 요망했다.

전례위원회는『「성신」을「성령」으로 바꾼 것은 영어에서도 옛날에는「Holy Ghost」라고 했으나 지금은「Holy Spirit」로 바뀌었으며 이는 구세사안에 드러난 성령의 위격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라면서『성부도 성자도 신(神)인데 따로 성신이라고 하면 따로 신이 있다는 오해의 소지도 있다』고 해명했다.

또 전례위원회는『「교황」을「교종」으로 고친 것은 일제 이전 우리 교회에서는 본래 교종(敎宗)이라고 사용해왔으나 일제시대 이후 교회 외부에서 법왕(法王)이라는 말을 쓰는데 대해 교회는 이를 탐탁치않게 여겼고 한단계 더 높인 황(皇)을 사용하게 됐다』며『교황은 일본국가가 최고지도자로 섬기고 신적인 권위까지 부여하는 천황에 대한 대립개념이기도 하다』고 말하면서 일시적 시대상황으로 채택된 용어는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전례위원장 강우일 주교는『우리말 어법에 맞지않고 서양식 표현을 그대로 직역한 문체가 많아 우리말답게 다듬는데 초점을 두고 우리말 예법에 맞게 고치기위해 노력했다』면서『현 미사통상문에 익숙해 있는 신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은 예상되지만 혼란이 무서워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사통상문의 개정은 내용이 어법상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과 서양식 표현을 직역、문제가 있기 때문에 원문의 뜻에 충실하게 다시 번역해 성찬기도문의 경우 성체성사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