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오지리 여호와의 증인 부부, 성경문구 자구해석 결과 수혈거부로 아들 사망

입력일 2018-10-29 18:18:28 수정일 2018-10-29 18:18:28 발행일 1993-10-10 제 187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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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피에 손대지 말라’ 인용

신학자들 “온전한 잘못” 경고
【빈=카쓰프레스】 오지리의 여호와의 증인교를 신봉하는 한 부부는 의사들을 법적대응으로 위협하며 갓 태어난 아들 시몬에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수혈을 거부했다. 시몬은 태어난 지 11일 만에 사망했다. 아기는 소위 혈액 부적합병을 앓고 있어서 이미 임신 중에서도 간단한 시술로 치료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부부들은 완강히 거부했다. 그 근거로 구약의 여러 곳에서 생명의 중심인 인간의 피에 손을 대지 말라는 구절들을 인용했다(창세기 9,3 레위기 3,17과 17,13 그리고 사무엘 1,14,32).

이 사건을 두고 빈의 성서신학자 야곱 크레머 교수는 “성경의 생성역사와 언어적 특성을 알지 못한채 성경문구를 마음대로 인용하면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말로써 여호와의 증인교를 믿는 부모들이 저지른 아기의 애석한 죽음에 대해 논평했다.

크레머 교수는 성경문구를 자구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온전히 잘못이며 오히려 무신론적이라고 밝히고 성경의 여러 말씀들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빈 대학 신약성서 교수인 크레머 박사는 또 여성사제직의 금지를 “교회 안에서 여성은 침묵해야 한다”는 바오로의 말씀에 근거시키면 이 또한 성경을 아주 좁게 인용하는 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가톨릭교회는 현대적 성서연구를 통해서 성경의 자구적 또는 근본주의적 이해에서 많이 해방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잘츠부르크의 신약성서 학자 볼프강 바일너 교수도 성경의 생성시기를 무시하고 고찰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하느님이 옛날 명한 것은 오늘날 더 이상 글자 그대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하느님의 이름으로’ 비판 없이 받아들임으로써 어린아이가 죽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성경문구를 역사관 없이 고찰하는 것은 여호와의 증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불행히도 오늘날 모든 사람들에게서도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