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퇴폐이용소 실태와 대책 - 이발소 찾아가기가 두렵다

우재철 기자
입력일 2018-09-07 18:28:13 수정일 2018-09-07 18:28:13 발행일 1993-07-11 제 186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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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락행위와 에이즈 확산 조장

시민 신고정신 발휘가 해결책
‘댁의 남편은 어느 이발소를 이용하십니까?’

남편들을 이발관에 보내기가 두려울 정도로 퇴폐이발소가 집 앞 골목까지 엄습해 오고 있다.

특히 문민정부 수립으로 신한국의 기치를 걸고 뛰고 있는 요즘, 양식 있는 사람들이 찾는 이발소의 의미는 간데없고 이발소를 가장한 퇴폐윤락 행위가 대문 하나를 사이에 둔 집 앞까지 밀려와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이런 이발소가 모범업소로 안전하게(?) 둔갑한 채 아무런 생각 없이 찾아갔던 손님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물론 이발을 하기 위해 이발소를 찾기가 두려울 정도로 퇴폐이발소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박모씨의 경우 지난달 중순 동네 이발소를 찾았다가 이발소에 고용된 여자 면도사로부터 퇴폐 행위의 유혹을 받고 몹시 불쾌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박씨는 2년 전 지방에서 이사를 온 뒤 이 같은 유혹을 계속 받자 동네 이발소 출입을 삼간 채 목욕탕 이발소를 이용해 왔으나 이날 인근에 위치한 다른 이발소를 찾았다가 또 다시 이 같은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화가 난 박씨는 퇴폐이발소가 더 이상 방치돼선 안 된다며 “퇴폐이발소가 동네 골목에서 버젓이 영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써 윤락행위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는 본보기”라고 전제, “이발소를 찾는 손님들과 가정주부, 관계기관이 공동으로 퇴폐이발소 추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런 퇴폐이발소 영업은 박씨가 당한 동작구 관내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전역, 지방도시 등 전국 모든 곳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퇴폐이발소 근절에 각별한 대책이 요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이들 퇴폐이발소에서는 가정주부들을 면도사로 고용, 윤락행위를 강요하고 화대를 가로채는 것은 물론 이러한 윤락행위를 통해 인류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에이즈의 확산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인천에 사는 최모씨(안드레아)의 경우도 인천과 서울에서 퇴폐이발소에 잘못 들어가 혼이 난 경험이 있다고 전했으며 이제는 아예 이발소에 가지 않고 여자친구를 따라 미장원에서 머리칼을 자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이발소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퇴폐이발소로 인해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이발소가 선의의 피해를 입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동작구 공중위생계장 우준재 과장은 이러한 퇴폐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퇴폐이발소를 근절하기 위해 매일 단속을 펴고 있지만 현장을 목격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시인하고 “이러한 퇴폐이발소를 뿌리 뽑기 위해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 즉, 즉각적인 신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각 구청 공중위생계나 기타 관련 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