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웃긴 것 두 가지. 첫째는 황당 맞춤법 시리즈다. ‘덮집회의’는 ‘더치페이’, ‘에어컨 시래기’는 ‘에어컨 실외기’, ‘일해라 절해라’는 ‘이래라 저래라’였다. 특히 ‘일해라 절해라’를 보고 틀린 맞춤법과 맞는 맞춤법이 묘하게 어울려 웃음이 터져 나오던 기억이 난다. 둘째는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외치던 ‘나쁜 사람~ 나쁜 사람~’이다. 생계형 범죄자를 호되게 수사하는 경찰관을 다른 경찰관이 ‘나쁜 사람~ 나쁜 사람~’이라 나무랐다. 그때 나는 크게 웃었다. 그런데 기자는 ‘나쁜 사람~ 나쁜 사람~’이 아닌 ‘멋진 사람~ 멋진 사람~’을 외치고픈 사람들을 만났다.
한 분은 정기 기고하는 사제, 또 한 분은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의사다. 두 분이 멋있는 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하게 흔들림 없이 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제는 매주 광화문 미사를 집전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제로서의 정체성을 거듭 생각한다. 또 의사는 자기가 가진 재능을 사람을 살리는 데 아낌없이 나눈다. 나는 그들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아서 더 멋졌다. 비판적 시각을 지녔다는 사람들 중 가끔 ‘비판’의 이름으로 ‘비난’을 하는 사람을 본다. 별로 멋있지 않다.
하지만 나는 멋진 두 분의 자기 성찰과 성실한 직무 수행에 거룩함마저 느꼈다. 그야말로 남들에게 ‘일해라 절해라’ 하지 않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기반으로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보며 나 자신은 어떤 태도로 나의 일과 일상생활, 주변 사람을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됐다. 많이 부끄러웠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멋진 사람~ 멋진 사람~’이라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