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관점 넘어 ‘병인순교 150주년’ 의미 재해석 유교적·역사적으로 접근 “박해, 외교에 영향 미친 사건” 배교·순교 당시 상황 분석도
‘병인순교’는 병인사옥, 병인양요, 병인박해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같은 사건이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 관점에서 검토하던 종래의 연구 방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에서 병인순교를 조명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병인순교 150주년을 맞아 9월 27일 오후 2시 서울역사박물관 1층 강당에서 ‘병인사옥, 병인양요, 병인박해’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250여 명의 사제, 수도자, 신자들이 참가해, 한국교회 역사와 순교자들의 신심을 배우고자 하는 열기를 드러냈다. 개회사에서 원종현 신부(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교회의 관점만이 아니라 유교적 관점 등을 바탕으로 논의에 나서, 병인박해의 역사적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규명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이 자리가 150년 전 우리 신앙 선조들이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체험하고, 몸소 신앙을 증거한 사실을 현대인들이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3가지 주제 발표와 이에 대한 논평으로 진행됐다. 제1발표를 맡은 조한건 신부(한국교회사연구소 부소장)는 ‘병인사옥과 신자들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신부는 병인순교를 지칭하는 ‘사옥, 양요, 박해’의 용어를 해석하고, 조선시대 당시 유교적 관점에서 천주교를 배척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신자들의 증언 자료를 통해 배교와 순교가 이뤄졌던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김정숙 교수(영남대 국사학과)는 ‘병인박해 전후 조선 선교사들의 조선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우선 병인박해 전후로 변모하는 조선의 모습을 설명하고, 당시 프랑스 선교사들이 박해를 멈추기 위해 어떻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을 시도를 했는지 분석했다. 또 병인박해가 조선 천주교회와 외교 문제에 미친 영향도 밝혔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조현범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예술학부)는 ‘박해와 양요:덕산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흔히 ‘오페르트 도굴사건’ 혹은 ‘덕산 굴총사건’으로 불리는 ‘덕산사건’을 분석했다. 또 이 사건에 관련된 페롱 신부에 관해 “페롱 신부가 자신이 덕산사건에 연루됐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로 오갔던 서신을 통해 의도적으로 감추려 한 부분이 있음”을 지적했다. 노길명 교수(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날 종합토론에서 “오늘 심포지엄 주제는 매우 방대한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런 자리를 통해 앞으로 연구할 과제들도 제시함으로써 관련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심포지엄의 의미를 전했다.최유주 수습기자 yuju@catimes.kr
최유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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