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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스마트폰’ 중독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6-02-24 수정일 2016-02-24 발행일 2016-02-28 제 2983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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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쉼’… 손에서 내려놓고 고개를 들자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급증
신앙생활에도 심각한 영향
교회 차원 예방교육 절실
3명 중 1명의 청소년이 스마트폰 중독, 과연 우리 아이는 예외일까? 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을 빼놓고는 이제 생활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과연 편리하기만 한 선물일까? 어느 틈엔가 스마트폰이 가정과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4000만 명, 그중에서도 청소년들의 중독 수준은 심각한 지경이다. 내 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기 쉽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14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 실태 조사’에 따르면 10~19세 청소년 10명 중 3명꼴인 29.2%가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한다. 이러한 수치는 성인 11.3%에 비해 약 2.6배에 달한다. 게다가 2011년 11.4%, 2012년 18.4%, 2013년 25.5%, 2014년 29.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

스마트폰의 발전, 다양한 앱의 개발, 무선 인터넷 인프라 확산 등으로 인터넷 사용의 중심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PC를 통한 인터넷 중독 수치는 내려가는 반면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급증하고 있다.

폐해와 부작용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일단 건강을 해치고 특히 사고력 및 집중력을 저해하고, 우울과 불안, 공격성 등의 정신 병리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의 가장 큰 동기인 게임에 중독될 경우, 심하면 뇌의 특정 부분에 의학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학업에 지장을 주고 규칙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을 저해하며,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도 스마트폰 중독은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본당에서 ‘디지털 금식’을 실시했던 서울 불광동본당 주임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해 신앙인들은 반성과 성찰, 기도와 묵상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교회 역시 이 같은 중독 현상에 대해 우려했다.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가 발표한 ‘인터넷 윤리’(2002년)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가상세계에 오래도록 몰입할 경우 일부 사람들에게 해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여 심리 발달과 건강에 미치는 매체의 영향도 계속해서 연구할 것”을 촉구했다.

부모의 관심과 사목적 방안 마련

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범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관건이 되는 것은 역시 부모의 관심과 지도이다. 부모들 스스로 지혜로운 스마트폰 사용의 모범을 보여주고, 자녀의 사용 습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독이 신앙생활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사목적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 우선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과 지나친 사용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교회 차원에서도 마련해야 한다. 교육 대상에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포함돼야 한다. 교육을 위한 캠프 활동을 통해서 더욱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순시기 금육과 금식을 하듯이, 개인이나 단체, 본당 단위로 디지털 금식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제와 절제가 신앙을 성숙시키듯이, 디지털 금식은 현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더욱 성숙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중독예방교육을 ‘미디어 교육’의 맥락에서 강화할 필요도 있다. 비판적 미디어 수용자세를 키워주는 미디어 교육은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 뿐 아니라 그 해악과 오용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함으로써 지혜로운 스마트폰 활용을 가능하게 해준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정부도 청소년 예방교육에 종교계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관계자들을 초청해 대책회의를 마련하고 종교계가 참여하는 ‘스마트쉼’ 문화운동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민수 신부(주교회의매스컴위원회 총무)가 가톨릭쪽 관계자로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오는 5월 종교계 연대기구 발족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