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천주교 용어집」 개정판 발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5-01-06 04:34:00 수정일 2015-01-06 04:34:00 발행일 2015-01-11 제 292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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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미사’ 용어 쓰지 않기로
제대로 쓰지 않는 용어
관용적 표현으로 복원
초판보다 충실한 설명도
이제 ‘특전 미사’라는 표현은 더 이상 쓰지 않게 됐다. 또 ‘봉헌생활’과 ‘축성생활’은 둘 다 사용할 수 있으며, 성령 칠은 중 ‘의견’은 ‘식견’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이 같은 내용들을 포함한 「천주교 용어집」 개정판을 지난달 25일 펴냈다. 용어집이 개정된 것은 지난 2000년 초판 발행 이후 처음이다. 이 개정판은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의 승인을 거쳐 발간됐다.

개정판은 각종 교회 용어들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표제어와 설명 등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지난 2000년에 정한 용어 중에서도 현실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용어들은 다시 관용적인 표현으로 되돌렸다. 반면 용어집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 인명 표기의 경우 기존 표기법을 그대로 유지했다. 교황청 기구 명칭은 2014년 교황청 연감에 따라 고쳤다. 특히 개정집에서는 용어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초판본에 비해 보다 풍성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각 용어 개정은 지난 10여 년간 사목현장에서 용어를 사용해온 경험과 각 분야 전문 위원회들의 의견 등을 종합해 진행했다.

천주교용어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기에 2000년도에 발행된 용어집에서 새로 정한 것이라도 현실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용어들은 다시 관용적인 표현으로 되돌렸으며, 용어집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되도록 무리한 변경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주교는 “우리가 사용하는 교회 용어들은 대부분 번역된 표현이라, 우리말로 그 의미를 옮기기에 흡족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며 “부족하나마 이 용어들이 더욱 올바르고 합당한 표현들로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개정집 본문에서는 총 802개 항목으로 용어를 해설하고 있다. 부록에는 성월과 특별 주일 명칭, 교황청 기구와 문헌 명칭, 외국 성인명의 로마자-한글 표기,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 명단 등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특전 미사’의 경우, “현 교회법에서는 전날 저녁에 거행되는 미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미사 참례의 계명을 이행하게 되어 있으므로, 특전 미사라는 용어는 더 이상 사용하기 않게 된다”고 해설했다. 또 ‘주교 십자가’는 ‘가슴 십자가’로, ‘교황 축복’은 ‘교황 강복’으로 변경했다. ‘강생’의 경우 문맥에 따라 ‘육화’도 혼용할 수 있게 했다. 용어위는 ‘사말’이라는 표현도 다시 되살렸다. ‘넘이절’처럼 새로 만들었지만 사용되지 않았던 단어는 다시 폐기했다.

한편 주교회의 천주교용어위원회에서는 모든 교회 용어를 연구, 심의하고 한국교회 공식 용어를 확정한다. 주교회의는 지난 1990년 추계 정기총회와 1991년 4월 상임위원회 결정에 따라, 교회법과 성경, 신앙교리, 전례 일치 등 전국위원회에서 선임된 대표들과 교회사, 영성, 국어 분야의 전문가들로 용어위를 구성했다. 이어 60여 차례의 회의를 거쳐 2000년 8월 「천주교 용어집」을 펴낸 바 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