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와 개신교가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협의회’(가칭) 설립을 추진, 교회 일치와 선교활동을 보다 폭넓게 펼쳐나갈 뜻을 다졌다.
한국 그리스도교 각 교단 대표들은 지난 12월 2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교단대표 간담회’를 열고, 오는 3월 열리는 천주교 주교회의 춘계총회를 통해 주교회의 인준을 거친 후 신앙과직제협의회를 공식 설립한다고 밝혔다.
신앙과직제협의회는 ‘세계교회협의회 신앙과직제위원회’의 모범을 따라 운영, 세계교회 차원의 신학적 협의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전개하는데 주요 역할을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의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은 신학적 대화를 포함, 보다 성숙하고 구체적인 선교협력으로 활동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교단 대표들은 2012년 간담회에서 일치운동 활성화를 위한 강한 연대의 틀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에 대한 응답으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을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협의회’(가칭)로 개편키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교단 대표들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오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종교개혁의 의미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장을 마련, 가톨릭교회와 개신교의 일치를 보다 증진하는데 힘을 싣기로 했다.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의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은 성실히 진행돼 왔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있다”며 “한국 사회에서 최대 종단을 구성하고 있는 1300여만 명의 그리스도인 모두가 복음을 증거하는데 충실하지 못했던 부분을 성찰하고, 작은 일부터 주님의 뜻 안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독려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박종덕 구세군 사령관도 “우리는 일치 운동 안에서 다양성이 은총임을 알게 됐지만, 겸손함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 다양성은 그리스도의 지체들이 서로 싸우는 꼴이 된다”며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와 협력 특히 영성 심화에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각 교단 대표들은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18~25일)을 앞두고, 올해 처음으로 공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또 22일에는 서울 목민교회에서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1코린 1,13)를 주제로 일치기도회를 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