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벅차고 두렵습니다.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사는 것이 세속적인 일들로부터 삶을 달리하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으로서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열 실히 살아보겠습니다」
4월 16일 부활절에 세례를 받고 다시 태어난 인기 아나운서 김병찬 (발렌티노. 33세)씨의 소감이다. 원종배씨가 대부를 서고 매스컴위원회 총무 오세완 신부로부터 이날 세례를 받은 김병찬 아나운서는 KBS에 90년 입사, 스포츠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에서 대중들에게 신선함을 전해주는 인기스타로 자리 잡은 보기 드문 인물.
현재 KBS「지구촌 영상음악」「스포츠 파노라마」「연예가 중계」등을 진행하면서 스포츠아나운서의 범주를 뛰어넘어 대중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그는 이번에 세례를 받음으로써 오랫동안 간직했던 바람을 실현케 됐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여러 번 예비자 교리반도 다녀봤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미뤘던 세례를 받게 된 것이다.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말솜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김병찬씨는 뉴스 앵커의 새로운 변신을 주도했다. 일반적으로 아나운서들이 점잖은 분위기의 정장을 주로 입는 반면 그는 핑크 빛 등 파스텔 톤의 화려한 의상을 골라 입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병찬씨는 앞으로 신앙인으로서 그리스도의 말씀이 내 삶의 철학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희생 봉사 사랑」을 실천키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살겠다고 세례 받은 기분을 전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게 그의 각오다.
세례 받은 후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주일학교의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신앙생활에도 적극적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오는 6월 미국 뉴욕 주립대학에서「TV인터뷰」을 배우기 위해 1년에서 2년 정도 유학 길에 오를 예정이라는 김병찬씨는 방송인으로서 또 신앙인으로서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자신의 손과 발로 조그만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예정이라며 밝게 웃었다. 결혼 적령기임에도 불구하고 결혼보다는 구도의 길에 대한 매력을 느낀다는 김병찬 아나운서. 청소년들의 수호성인 발렌티노 성인을 자신의 주보로 삼아 새롭게 출발하는 신앙인의 삶 역시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헤쳐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