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획] 공부방·독서실 운영하는 의정부교구 화정동본당·서울 쑥고개본당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2-07-24 03:14:00 수정일 2012-07-24 03:14:00 발행일 2012-07-29 제 2806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학원에서 접할 수 없는 신앙·지혜 배웁니다”
■ 화정동본당 공부방
국·영·수 등 다양한 과목 개설
신자들 직접 교육 봉사 나서
무료 운영돼 매년 문의 급증
■ 쑥고개본당 독서실
주일학교 학생들 대상 운영
저렴한 이용료·쾌적한 환경
미사 참례율도 점차 늘어
의정부교구 화정동본당과 서울 쑥고개본당이 운영하는 ‘청소년 공부방’과 ‘독서실’이 청소년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매주 금요일 열리는 화정동본당 청소년 공부방 한자교실.
‘공부’ 때문에 교회를 떠났던 중고등부 학생들이 ‘공부’ 때문에 다시 본당으로 돌아오고 있다. 의정부교구 화정동본당(주임 허영민 신부)과 서울 쑥고개본당(주임 김홍진 신부)의 이야기다.

화정동본당은 2007년부터 자체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1년 동안 예비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 본격적으로 본당 학생들을 참여시켰다. 성당에서 무료로 공부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매년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문의가 들어온다.

현재 공부방을 찾는 학생들은 62명. 과목도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서 다채롭다. 국어, 영어, 수학을 비롯해 사회탐구, 과학탐구도 마련돼 있다. 2년 전부터는 한자반도 개설돼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공부방 교사들은 대부분 자원한 본당 신자들이다. 은퇴자부터 청년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대부분이 전문 교사가 아니지만 수업에 대한 열의는 누구보다 뜨겁다. 게다가 학교와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신앙과 지혜를 이곳 청소년 공부방에서는 얻을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한자반 교사 박영석(스테파노·68)씨는 “요즘 아이들이 한자를 잘 몰라 안타까움에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이 한 자, 한 자 배워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본당은 최근 공부방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만큼 학생들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허영민 주임신부와 성세현 부주임신부, 수도자, 본당 신자들의 ‘빵빵’한 지원도 한 몫을 했다.

성세현 신부는 “본당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는 것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면서 “학생들이 지식뿐 아니라 예의, 지혜, 신앙까지 배울 수 있어서 일석사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서울 쑥고개본당은 지난 6월 말부터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공부’ 때문에 성당에 나올 수 없다는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마련한 것.

성당 교리실 한 칸을 개조한 독서실은 총 14명이 공부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한 관리 감독 봉사자도 있어 일반 독서실과 비교해 환경이나 시설 면에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이용료는 매달 5000원 밖에 되지 않아 학생들에게 인기다.

본당은 연중무휴로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청소년미사가 봉헌되는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는데, 덕분에 미사를 빠지는 학생들의 비율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냉담하던 학생들도 다시 성당에 나오고 싶다고 문의를 할 정도다. 학생들만 좋은 건 아니다. 학부모들도 믿을 수 있는 공간에서 자녀들이 공부를 하니 안심이 된다는 의견이다.

독서실 운영을 맡고 있는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회 이인영(노엘라) 교감은 “일주일에 3회 정도 공부방 선생님들이 찾아오셔서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걸 질문하면 가르쳐주는 시간이 있는데, 반응이 좋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이런 시간을 더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