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4)가 바흐 음악의 정수이자 바이올린 음악의 경전과 다름없는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명동성당에서 연주한다.
정경화가 연주할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19세기 후반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에 의해 생명력을 얻게 된 곡이다. 20세기에 들어 발견된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짝을 이루며 바이올린 음악의 경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두 여섯 곡으로 구성된 이 곡은 소나타와 파르티타가 교대로 배치되어 있다. 소나타는 느린 악장과 빠른 악장이 교대로 이뤄진 4악장 형식의 곡이며, 교회 소나타 형식을 따라 종교적 깊이와 따뜻함, 엄숙함을 표출하고 있다. 반면 파르티타는 알르망드(독일풍의 무곡), 사라방드(3박자의 느린 무곡), 지그 등 춤곡이 배치돼 있으며, 다소 세속적이고 서민적인 매력이 풍긴다.
이번 연주곡에는 세간에 잘 알려진 파르티타 2번 ‘샤콘느’도 포함돼 있다. 브람스가 “가장 깊은 생각과 가장 강렬한 느낌의 완전한 세계”라고 표현한 이 곡은 주제와 29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대곡으로, 자유로움과 엄격함, 즉흥성과 형식미가 완벽하게 결합된 걸작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이번 연주를 필생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는다. 30여 년의 레코딩 커리어를 통해 비발디에서 프로코피예프에 이르는 모든 바이올린 협주곡과 실내악 작품을 연주, 녹음했지만 유독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과 모차르트, 베토벤 소나타 녹음을 피해 왔던 그였다.
“제가 연주하게 될 바흐는 저의 내밀한 고백(personal confession)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경화의 연주는 5월 15·22·31일, 6월 4일 오후 8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진행된다. 고딕양식의 성당은 독주악기 연주자와 감상자에게는 최상이며, 부드러운 음색과 풍부한 잔향이 정경화의 연주를 뒷받침할 것이다.
※문의 02-547-5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