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18면에 「신유박해 순교자들」이 연재되고 있다. 신유박해 순교가 중에도 배교를 거듭하다 결국 회개하고 순교한 분들도 여러명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3월 18일자에 게재된 「홍낙민 루가」도 이같은 경우다.
배교의 사전적 의미는 「세례를 통하여 참된 신앙을 받아들인 자가 그 신앙의 진리를 포기하고 신앙생활을 저버리는 행위」를 말한다. 배교는 불신앙(不信仰), 이단(異端) 등과 함께 그리스도교 신앙을 거스리는 죄들에 속하며, 항상 중죄(重罪)로 여겨져 왔다. 이 용어는 종교를 버린 자의 관점이 아니라 그가 버린 종교의 관점에서 사용되므로,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으나 믿음의 형태를 달리하고 있는 이단자들은 배교자들로 간주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배교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버리는 것」을 의미하며 교회법적인 관점에서 「성직 신분을 비합법적으로 저버리는 것」혹은 「종신 서원을 비합법적으로 포기하고 수도회에서 떠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포기」라는 의미로 배교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떼르툴리아누스(160~223)였는데, 그는 유다인들을 「배교의 자식들」이라고 불렀다.
「배교자」라는 명칭은 온갖 수단을 다해 교회를 박해했던 로마제국의 황제 율리아누스(361~363)에게 붙여지면서 널리 사용됐다. 중세에 와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수도생활 혹은 성직생활을 포기하는 것」도 배교의 범주에 포함시켰으며 『배교는 모든 죄의 근본으로 보여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