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구대교구를 반석위에 올린 초대교구장 안 주교 동상 제막

입력일 2011-06-30 09:18:17 수정일 2011-06-30 09:18:17 발행일 1984-02-19 제 139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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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구 성모마리아 중심으로 일치
교구발전 의지 새롭게 결집
「가난」밖에는 가진 것이 없는 맨주먹상태에서 대구교구 초대 교구장으로 발령받아 성모 마리아를 교구수호자로 정하고 교구의 재정관리를 일임한 후 오직「신뢰하고 일하라」는 자신의 모또를 과감히 실천함으로써 오늘날의 대구교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안세화(플로리아노ㆍ프랑스인)주교. 성모께 대한 신심이 어느 누구보다 특별했던 안주교의 동상이 사후 46년 만에 성모당구 내에 건립됨으로써 한국교회 2백 주년과 대구교구 설정 73년을 계기로 전교구민이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일치단결、교구발전의 새로운 의지를 다시 한번 결집하게 됐다.

안주교의 동상제막식은 지난 11일 오전 11시「루르드의 성모 축일」을 맞아 서정길 대주교 주례로 거행됐다. 이날 동상제막식은 교구사제단 공동집전 미사에 앞서 안 주교의 약력이 소개된 후 서대주교가 성모동굴 우측 변 중앙부에 세워진 안 주교의 흉상(가로65㎝ㆍ세로80㎝)을 제막한 후 기념미사로 이어졌다.

김세중 교수(서울대교수ㆍ서울미협회장)가 설계、제작한 안 주교 동상은 좌 대(높이 150ㆍ반지를60㎝)위에 안치된 동상과 좌 대 좌측으로 연결돼 있는 유시(諭示)를 새긴 석판(가로2m30㎝)으로 돼있다.

좌 대 상부 중앙에는「初代 大邱敎區長 安世華 Florian Deinange 主敎像 1875ㆍ4ㆍ25~1938ㆍ2ㆍ9」라는 명판이 청동주물로 새겨져 있다. 그 아래 중앙부에는『안세화 주교는 프랑스알사스 출생으로서 빠리 외방전교회에 입회하여 1898년 6월26일에 사제서품을 받고 동년 10월 6일부터 한국에서 일하시다가 1911년 4월 8일 대구대목구 설정과 동시에 초대교구장으로 임명되어 1911년 6월 11일 주교품을 받으셨다.

원죄 없으신 성모마리아를 교구의 주보로 모시고「Congide et Labora」(신뢰하라 그리고 일하라)라는 지표아래 영남과 호남 및 제주지방을 사목하시며 대구교구의 기초를 놓으셨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하여 주교님의 높은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이동상을 세우고 그 유시를 여기에 새겨 보존하고자 한다.

1984년 루르드 성모축일에 서정길 대주교와 교구민일동』이란 설명 판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유시를 새긴 화강석의 석판에는 안 주교가 대구주교로서 남방신자들에게 보내는 강복을 시작으로 성모께서「루르드」에서 성녀 베르나데따에게 여러 차례 발현하신 끝에 자신을「원죄 없이 잉태된 이」라 밝힌 사실、또 그곳에 성당과 성모동굴을 지어 세계 각국으로부터 많은 순례 객이 찾아와 특별한 은혜를 받고 있음과 지역적으로 멀어 직접「루르드」를 순례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각국이「루르드」굴과 같은 굴을 지어 꼭 같은 은혜를 받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어 대구교구에 성모 굴을 건립하게 된 경위와 완공 및 축성 그리고 신자들이 성모 굴을 참배하도록 권면하는 내용으로 돼있는데 유시는 분량이 많아 3단으로 나누어 음각했다.

안 주교는 이 유시에서 자신이 남방주교 지방으로 부임해올 때『요긴히 세울 것이 많되 재정이 없는 것을 보고 대구에 온 후 첫째 주일날에 루르드 성모를 조선 남방주보로 삼아 허원하였으되 성모께서 주교당과 신품학당(현 대건중건물)과 큰 성당(현 계산동주교좌) 넓히기에 요긴한 재정을 보내주시면 주교당 기지중에 제일 높고 좋은 곳에 루르드굴과 같은 굴을 지어 남방 모든 교우들을 이곳에 참배하게 권면하기로 하겠다』고 밝히고『그 허원을 발한 지 7년이 되고 그 동안에 4년이나 난리 때문에 애긍을 받기에 더 어려우나 성모께서는 본 주교의 구한 것을 주실뿐 아니라 다른 은혜까지 많이 주셨은 즉 오늘은 허원을 채우는 날』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바로 1911년 6월 26일 대구에 도착한 안 주교는 7월 31일 성모당대지공사에 착수했으며 7년이 지난 1918년 10월 13일 성모당을 완공、축성식을 갖고 허원완수문을 작성하는 한편 신자들에게 유시를 발표했다

이때부터 성모당에서는 교구 성체대회를 비롯각종 주요 행사들과 성모의 밤이 거행돼왔으며 교구민들에게는 마음의 안식처가 돼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 2~3년 전부터는 성모성월인 5월 뿐 아니라 연중무휴로 그리고 낮과 밤 없이 성모당을 찾아 기도하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모여들고 있어 교구당국은 지난해부터 성모당을 포함한 교구청경내 전체를 기도와 묵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로 가꾸고 있다.

한편 이날 미사 중 강론을 통해 서 대주교는『성모동굴은 안 주교님의 신앙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하고『안 주교님의 모범을 따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께 대한 신심을 끝까지 계승하자』고 당부했다. 특히『대구의 성모당은 교구 내에서 가장 기도를 많이 하는 성지중의 성지』라고 밝히면서 신자들이 성모당을 소중히 보존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서 대주교는『안 주교님을 위해 많은 기도를 바쳐야 하지만 안 주교님 동상 앞에서는 무릎 꿇고 기도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동상제막식에서 서정길 대주교는 동상을 설계、제작한 김세중 교수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