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비 무료…미사 헌금 전액 기증 힘 북돋아
⊙…가톨릭신문 창간 70주년 기념 전국 도보 성지순례단(단장=권순기, 지도=주평국 신부)은 2월 13일 출발미사 후 인근 식당에서 중식을 들고 이날 낮 2시경 명동대성당을 출발했는데 명동성당 언덕길을 내려가는 순간 마침 미국 LA로 떠나기 위해 길을 나서는 김수환 추기경과 조우, 김 추기경은 인솔 책임자인 주평국 신부를 격려했다.
◆직장에 사표 내고 참가
⊙…『정년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참가했다』는 사람을 비롯해 이번 도보 순례에 나선 단원들 중에는 직장에 사표를 내거나 하던 사업장을 한 달 가까이 비우는 등 각자 많은 것을 버리고 고행의 길에 나선 공통점을 지녔는데….
◆주 신부 주임 발령 1년 연기
⊙…제2일 아침 절두산을 떠나 구산성지로 향하는 차량 속에서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김옥균 주교와 순례단 인솔자 주평국 신부와의 전화 통화가 이뤄졌는데 그 내용은 서울대교구 2월 사제 인사 발령시 4년간 상계동본당 보좌로 일했던 주평국 신부의 본당 주임 발령 여부에 관한 것으로 주교님의 배려에 감사드리는 주 신부의 본당 주임 발령 포기였다고. 결국 주평국 신부는 이번 도보 순례 인솔로 본당 주임 발령이 1년 이상 늦춰지는 조치를 감수하며 순례길에 나섰다.
◆기상 때 “알렐루야” 제안
⊙…절두산 성지 곳곳을 안내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 담당 수녀님은 순례단원들에게『하루 일과 중 잠자리는 무덤이고 잠(수면)은 죽음이라는 말씀이 있는데 24박 25일 동안 새 아침을 맞을 때마다 부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알렐루야를 외치며 기쁘게 새 날을 시작하자』고 제안하기도.
◆순례단 지원 잇따라
⊙…전국 도보 성지순례단이 본격적으로 순례에 들어가자 각 순례지마다 유형무형의 지원과 성원이 뒤따르고 있는데….
절두산 순교 성지 관장인 배갑진 신부는 2월 14일 오전 10시 순례단의 주평국 신부 및 홍사영 신부와 공동 집전한 순교자현양후원회 정례미사를「전국 도보 성지순례의 성공을 기원하는 지향」으로 봉헌하는 한편 이날 미사 헌금 1백44만 원 전액을 순례단에게 기증한 것은 물론 숙박비 60만 원도 탕감해 주는 특은을 베풀어 출발부터 흐뭇한 소식을 접한 순례단원들은 용기백배.
◆미사 헌금 전액 기증
⊙…제3일째 오전 11시경 천진암 성지를 방문한 순례단을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며 반갑게 맞이한 변기영 신부는『유럽의 경우 보통 20∼30일에 걸쳐 수백km를 걸으며 묵상하고 기도하는 도보 순례가 보편화돼 있는데 우리나라도 여러분들이 성지순례의 새로운 관행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 반갑다』며 순례단을 격려했다.
◆앵자봉서 통일 기원
⊙…제3일째 오후 천진암 순례에 나선 순례단은 5인 묘역을 들러 참배한 후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는데 5인 묘역에서 앵자봉 정상까지 가파른 산길에는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눈 속에 발이 빠지며 미끄러지며 두 발만으로는 도저히 오를 수 없어 대부분의 단원들이 네 발(?)로 산을 기어올랐는데 여자 대원 중 최고령자인 황정옥(수산나.61세) 할머니는 만세를 외치며 가장 기뻐하기도. 2백여 년 전 한국 교회 초창기 신앙 선조들이 오르내렸고 일반 순례객들은 좀처럼 오를 기회가 적은 가파른 산길을 무사히 올라간 순례단은 인솔자 주평국 신부의 선창으로 애국가를 힘차게 노래 부르며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순교자 후손 사제 격려
⊙…제4일째 곤지암에서 순교자 정은 바오로 묘소를 찾았을 때 정은 순교자의 후손인 수원교구 관리국장 정운택 신부가 나타나『주교님의 명령으로 순례단이 방문하는 성지를 찾게 됐다』며 순례단을 격려해 주었다.
◆죽산 신자 대대적 환영
⊙…이어 제4일째날 순례단의 마지막 도착지인 죽산 이진터를 관할하고 있는 수원교구 죽산본당 주임 강정근 신부는 죽산본당 사목위원을 모두 대동하고 순례단이 도착할 때 성지에서 1km 앞까지 걸어나와 따뜻하게 환영해 주며 숙식을 제공해 주었다.
◆성지 특산물 구매 다짐
이 같은 환대에 순례단원들은 각자 순례 후 자기 소속 본당으로 돌아갔을 때 포도와 성지에서 나오는 생수를 판매하는 등 전 신자들이 합심해서 성지를 가꾸고 있는 죽산본당의 활동을 적극 도와 줄 것을 결의하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