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새영화] ‘책상서랍 속의 동화’

마승열 기자
입력일 2010-11-01 12:00:00 수정일 2010-11-01 12:00:00 발행일 1999-10-31 제 2174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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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순수하고 따뜻한 사랑
솔직·투박한 연기 ‘진한 감동’
13살 소녀선생의 톡특한 제자 사랑을 다룬 영화 「책상서랍 속의 동화」.

실제 시골학교를 배경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어느날 슈쿠안 초등학교 가오 선생이 아픈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한달간 학교를 비우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을 촌장은 마을에 대신할 교사가 마땅치 않자 급한대로 대리선생으로 겨우 13살밖에 안된 웨이 민치를 임명했다.

이때부터 조금은 황당하고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반 학생중 10살된 문제아 장취거가 늘 말썽을 부리며 사사건건 대리선생과 대립하는 장면, 특히 이 말썽꾸러기가 도시로 떠났다는 얘기를 들고 대리선생 웨이 민치가 한명의 학생도 소중하다는 생각에 겁없이 찾아나서는 장면은 가슴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꾸미지 않은 아이들의 자연스럽고 완벽한 연기, 실제 시골학교를 배경으로 현지에서 촬영됐고, 캐스팅 된 인물들도 실제로 그런 생활을 하고 있는 비직업 배우들로 구성됐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다 어떻게 저런 장면을 잡아냈을까 의아해하게 되는데, 그 비결은 바로 시나리오와 카메라를 숨긴채 작업에 임했기에 가능했다. 시나리오를 미리 주면 과장된 연기가 나올까봐 상황만 던져주고 아이들의 실제반응을 끌어낸 뒤 숨겨둔 카메라로 찍었다.

이 영화는 88년 「붉은 수수밭」으로 데뷔한 중국의 장이모 감독 작품. 장 감독은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따뜻한 사랑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99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에 빛나는 「책상서랍속의…」는 비직업 배우들의 솔직하고 투박한 연기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어 관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줄 것이다.

마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