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장취재] 청주지역 고3생들 꽃동네서 봉사활동

입력일 2010-07-05 17:38:55 수정일 2025-07-17 09:28:59 발행일 1998-01-01 제 2084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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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수발 등 힘들었지만 가슴엔 벅찬 감동 살아 있어요” 
청주 평협-꽃동네-청주교육청 연계, 5백여 명 참가 
봉사 후 생활자세 달라져…「살아 있는 교육장」돼

수능시험을 마친 고3생들을 위한 마땅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 과중한 입시 중압감에 시달려온 고3생들의 탈선 행위가 사회문제의 일각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청주교구는 이들을 사회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하게 함으로써 인성교육에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청주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양천진) 청소년분과(분과장=강신철)는 꽃동네와 청주교육청과 연계해 지역내 고3생들을 꽃동네에서 연차적으로 자원봉사하게 함으로써 수능시험 이후 고3생들이 차분히 자신들의 진로를 생각하고 사회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시행 첫 해인 올해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한 고 3생들은 3창 걸쳐 5백 명으로 12월 6일부터 18일까지 제천고 진천고 예성여고 신흥고의 학생들이 소중한 경험을 겪었다. 꽃동네에서 각 병동에 흩어져 자기 또래의 장애자나 임종을 앞둔 이들에게 봉사활동하면서 고 3생들은 한결같이 소외된 이들의 삶을 보고 자신의 처지를 감사하게 됐으며 앞으로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한편 가정에 돌아가서도 부모님들께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꽃동네 자원봉사 활동에 참가한 학생이 장애인을 수발하고 있는  모습.
주방에서 봉사하고 있는 학생들.

전신불구 장애인을 1박2일 동안 수발 한 학생은 『말로만 들어오던 장애인의 아픔을 함께 체험하면서 자원봉사 기간 동안 무척 힘들었지만 가슴 속에 벅찬 감동이 살아 있는 것 같다』면서 『집으로 돌아가면 이들의 삶을 생각하며 보다 착한 자녀로서 학생으로서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 3생들의 이번 자원봉사 활동은 청주교구 평협 청소년 분과에서 그동안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막대한 경비를 들여 일회성 행사 치중하는 것에 안타까워하다 교육청과 연계해 산 교육의 차원에서 주선하게 됐다.

특히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교구장 정진석 주교를 비롯한 많은 학부형과 일선 교사로부터도 큰 관심과 함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청주교육청 김영세교육감은 12월 17일 꽃동네를 방문해 이들의 활동을 살펴보고 격려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교육은 선교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돼 그 의미가 더욱 큰데 학생들에게 사랑이라는 복음정신을 말없이 심어주는 한편 가정에서 달라진 이들의 생활자세가 부모들로부터 교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자녀를 이번 교육에 보낸 한 학부모는 『수능시험후 놀기에만 빠져 있던 아이가 꽃동네를 다녀와서는 집안 청소를 도맡아 하는 등 생활자세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면서 『이런 교육활동들이 많아져 지식 교육에 치우쳐 소홀해진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보다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행 첫해이고 꽃동네 자원봉사 일정상 많은 학생들을 교육할 수 없었던 평협 청소년 분과는 내년부터는 보다 치밀한 준비로 지역 내 모든 학생들이 신자여부를 가리지 않고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강신철 청소년분과장은 『자칫 방황하기 쉬운 시기의 학생들에게 사랑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살아 있는 교육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교육이 큰 의의를 지닌다』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데로 지역의 모든 학생들을 위한 인성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