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에는 일본 세이브 기록에 도전해보겠습니다』
98년 새해를 시작하는 젊은 거인이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젊은 거인」조성민(마리오 서울 둔촌동본당). 그는 지난달 16일 일시 귀국해 한 달간 휴식을 취한 뒤 1월 15일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많은 팬들의 격려와 성원 속에 지난 96년 현해탄을 건넜던 조선수는 그 후 많은 시련과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처음 일본에 갈때는 많은 꿈과 포부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본 프로야구의 높은 벽에 부딪혀 2군으로 떨어졌을 때는 너무나 힘들더군요. 거기다가 말도 통하지 않고 친구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한국에서의 성적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중, 고등학교, 대학을 거치며 줄곧 청소년 국가대표, 국가대표부등의 에이스로 활약한 조선수는 대학 3학년 때부터 국내외 많은 스카우터들의 표적이 됐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박찬호가 있는 LㆍA다저스 등과 일본 주니치, 요미우리 등이 적극적으로 조선수 구애에 나섰다. 결국 부모님과 상의후 가까운 일본에서 뛰기로 절정 했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지만 부모님과 상의한 결과 일본 쪽으로 결정했어요. 미국은 너무 멀어서 싫고 가까운 일본도 야구할 수 있는 조건이 좋으니 그쪽으로 가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일본으로 결정 했습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3년차가 되는 조성민 선수는 귀국 후 틈틈이 공식행사를 가졌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그가 처음 야구를 시작한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둔촌초등학교에서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일일 강습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정 속에서도 그는 매일 웨이트트레이닝과 수영으로 개인훈련을 했다. 바로 중단 없는 훈련만이 자신의 살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
1년 반 동안 2군에 머문 기간을 일본에서 가장 힘든 때였다고 말한 조선수는 『바쁜 시합일정 등으로 자주 성당에 나가진 못했지만 힘들고 괴로울 때는 용기를 달라고 주님께 기도드리곤 했다』면서 『성당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까웠고, 특히 필요할 때만 주님을 찾고 기도드리는 것 같아 주님께 죄송스러웠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지난 76년 유아세례를 받은 조선수는 처음 일본에 건너갔을 때 일본 관행상 하게 돼 있는 신사참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가톨릭 신자라는 이유와 우리 국민정서상 맞지 않았기 때문. 이러한 점에서 가톨릭 집안에서 자라난 조선수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작년 7월 1군 무대에 복귀, 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조성민은 22경기 출장에 1구원승 2패 11세이브를 올려 새내기답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야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작년 한해에 비추어 올 시즌은 대활약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 한해가 제게는 상당히 중요한 해입니다. 작년 결과를 거울삼아 올 시즌에는 일본 최고의 구원왕에 도전 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 부탁드리고, 항상 신자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는 선수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