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볼만한 새영화] 똥파리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9-05-06 00:00:00 수정일 2009-05-06 00:00:00 발행일 2009-05-10 제 2647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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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 신랄하게 그려
제11회 부에노스아이레스 독립영화제에서 시그니스(SIGNIS, 국제 가톨릭언론사도직 단체) 특별상을 수상한 ‘똥파리’가 4월 16일 전국 56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2009년 한국영화 중 국제영화제 최다 초청, 최다 수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똥파리는 가정폭력이라는 어려운 이야기를 강하고 힘 있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진한 전율을 선사한다.

영화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 ‘가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다른 여느 영화들과는 다르게 가족 안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무조건적인 용서나 이해의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정면으로 다루기 힘든 소재 ‘가정 폭력’에 대해서 노골적이고 집요하게 담아내면서 가감없이 우리들의 가족을 이야기한다.

똥파리는 가정폭력 속에 자란 용역깡패 상훈(양익준)과 우연히 길에서 만난 여고생 연희(김꽃비)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대사의 절반 이상이 욕설일 정도로 욕설이 난무하지만 그 속에서 세상을 향한 상훈의 분노와 한탄,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똥파리’라는 영화제목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더럽고 두려운 존재들을 상징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똥파리’같은 존재이지만 감독은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세상이 있음을 알리고자 했다. 또한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양익준 감독은 주연까지 맡아 실감나는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구성과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으로 세계 영화제를 사로잡은 똥파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독립영화제 외에도 프랑스 도빌아시안영화제 대상, 로테르담국제영화제 VPRO 타이거상 수상 등 국제무대를 휩쓸고 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