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성으로 버무린 김치…“맛도 최고!”

우광호 기자
입력일 2006-12-03 16:44:00 수정일 2006-12-03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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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겨울, 김치 이야기…서울, 수원 사회복지회 ‘김장담그기’ 현장

갖은 양념에다 ‘사랑’까지 듬뿍

나누는 기쁨 보람에 피곤도 “싹”

▶연출(演出)=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대표이사 김운회 주교)와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이기수 신부). ▶출연(出演)=가톨릭 신앙인들. ▶조명(照明)=가톨릭 경제인회와 KT&G. ▶주연(主演) =김치.

정(情)을 맛깔나게 버무린 아름다운 두 편의 드라마가 11월 20~25일 서울과 경기도 전역에서 상영됐다. 이 ‘2006년 겨울 김치 이야기’는 어려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한 신앙인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본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했다.

#장면 1

11월 20일. 배경은 수원시 정자동 연초제조창의 한 건물. 첫 대목부터 ‘깔깔깔’ ‘호호호’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KT&G가 후원한 김치 7000kg을 담그는 교구 여성연합회 회원 100여명이 만들어 내는 열기가 대단하다. 그 열기 속에서 하얗던 주연 김치가 빨갛게 물들어 간다.

봉사자들은 무채에 불린 고춧가루를 넣어 고루 버무려서 빨갛게 색을 들인 후 소금을 넣어 간을 했다. 진행 속도가 대단하다. 신앙 아줌마들은 역시 대단했다. 당초 하루 종일 걸릴 것이라던 김장이 반나절 만에 끝났다.

이어 김치의 대 이동이 시작됐다. 김치는 경기도 양평 성모원, 장애인 시설인 안산의 명휘원,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가 운영하는 장애인 시설 ‘바다의 별’ 등 경기도 전역의 복지시설에 전달됐다. 이날 김치를 받은 시설은 모두 35곳. 원주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가 제공한 감자 2000kg도 함께 나눠 받았다. 사회복지회 김정희(안나) 간사는 “어려운 이웃들이 이번에 전달한 김치를 통해 조금이나마 삶의 여유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며 “앞으로 사랑을 나누는 일에 좀 더 많은 신앙인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면 2

“사랑을 정성껏 버무리는 이 김치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이 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운회 주교는 인사말을 마치고 바로 앞치마를 둘렀다. 그리고 김치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양념을 버무리더니 사회복지회 홍보대사 최재원(요셉 34 탤런트)씨가 주는 김치를 덥석 받아 먹는다. 그 모습을 본 신자들이 “주교님께서 일은 하지 않고 김치만 축낸다”며 배꼽을 잡고 웃는다.

11월 23일 명동대성당 성모동산. 가톨릭 경제인회가 후원한 이번 서울대교구 김장 담그기 행사에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나눔의 묵상회, 각 본당 사회사목분과 신자들이 함께 했다. 이날 담근 김치는 10kg 봉지에 포장돼 교구 관내 어려운 이웃 1000가구에 쌀 20kg과 함께 각각 전달됐다.

김장 봉사에 참여한 권병애(베아다 51 서울 전농동본당)씨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내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수학여행 온 일본 여고생들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담그는 김치”라고 하자 앞치마를 두르고 김장을 도왔다. 오따 유이(太田由衣 17)양은 어디서 한국말을 배웠는지 “한국 기무치 최고에요”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10t. 김치 ‘향내’가 명동 대성당에 가득했다.

사진설명

▶11월 23일 명동성당 성모동산. 서울대교구 김치담그기 행사에 참가한 김운회 주교(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신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김치를 담그고 있다.

▶수원시 정자동 연초제조창에 마련된 수원교구 김치담그기 행사에 참가한 신자들이 양념을 버무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담근 7000kg의 김치는 경기도내 사회복지시설에 골고루 전달됐다.

▶탤런트 최재원씨가 김치담그기 행사중 김운회 주교에게 김치 한조각을 입에 넣어주고 있다.

▶한국에 수학여행을 온 일본 여고생들도 김치담그기에 함께 했다. 이들은 “한국 기무치 최고”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