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성 갖춘 사목방안 마련을”
다변화·분권화 등 사회환경 급변
정책에 따른 실천전략 부재 드러나
사목환경의 다변화 속도에 교회 사목연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교세 증가와 냉담자 예방을 위한 현장성 있는 실천방안들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나 그렇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목 전문가들은 “세계화, 정보화, 다원화, 분권화의 사회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는 오늘날 이에 부응하는 교회 쇄신과 변화를 이끄는 사목적 노력이 미흡하다”며 “발전적인 전망을 갖추게 할 사목방안 마련을 위한 전교회 차원의 관심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동사목·지역대리구제·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통합사목….
한국교회가 힘을 쏟고 있는 사목정책들이다. 한국교회 현실에 적합한, 효과적인 정책으로 평가받는 사목방안들이지만 그 정착 여부는 미지수. 이를 뒷받침할 실천적인, 현장성 있는 ‘실천전략들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 곽승룡 신부는 이와관련 “최근 한국교회의 사목연구는 깊어졌지만 실천에 관한 연구는 미흡하다”며 “현장중심, 수요자 중심의 사목연구소가 많이 생겨나길”소망했다.
곽신부는 또 “제대로 된 사목정책의 구현을 위해, 사목 지도자는 식별력과 추진력, 설득력을 필히 갖춰야 한다”며 “지도자는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 제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복음화, 새로운 지도력 창출, 장기적이며 통합적 사목정책 강구, 소공동체-레지오마리애 상호보완과 협력 체제 구축, 성경에 근거를 둔 기초 교회공동체(가정) 강화, 토착화, 교구와 본당 사목구조 쇄신, 사제-수도자-평신도 파트너 십 형성 등 현대 한국교회가 달성해야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지금까지 많은 정책들이 입안됐고, 그중 상당부분은 실천적 전략을 통해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지만, 다시한번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산교구 사목국장 허철수 신부는 “한국교회 현실과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사목연구가 더 크게 요구되고 있다”며 “개혁과 보수의 갭을 좁혀나가는 열린 사목방안들이 많이 연구되길”소망했다.
‘선교의 꽃은 피웠으나, 선교의 열매는 맺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한국교회.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화려함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교회 현실. 이러한 답답함이 해소되려면, 사목연구소나 각 교구 사목국의 새로운 사목정책 개발 의지와 더불어 교회 장상을 비롯한 모든 교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지원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해설/사목연구 강화 시급하다
“교구마다 사목연구소 설립을”
기존 연구소 전문화·특화 필요
공동연구 위한 네트워크 구성도
고도의 정보화 시대, 지식산업시대, 고급문화시대, 핵가족시대, 맞벌이 시대, 주5일 근무시대…. 현 시대를 나타내는 말들이다. 이와함께 사목분야도 다양해졌다. 시장, 관광지, 공단, 직장, 병원, 교도소, 문화, 청소년과 청년, 노인, 성지….
특히 최근 발표된 ‘2005년 한국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냉담자 수는 169만 9968명으로 전체 신자의 36.4%에 달하고 있으며, 주일미사 참례자 수도 127만 2907명으로, 2004년에 비해 1만 8335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목현장 변화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사목방안들을 요구하고 있으며,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러면 시대흐름에 부응하는 사목방안 도출방법은? 우선 떠오르는 것이 각 교구 사목국 기능 강화다.
사목 정책의 집행기구라는 기능에 연구 부문을 강화하자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각 교구 교구장과 총대리, 사목국장 직속으로 사목연구소를 설립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교구에서 설립한 연구소는 통합사목연구소(서울)와 미래사목연구소(인천)정도다.
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 곽승룡 신부는 이와관련 “교구 사목국에 연구소 설립이 어려우면, 각 신학교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곽신부는 이와함께 ‘원리와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현장 경험이 많은 신부와 교수 신부를 투입하면, 연구소에 학술적 성격과 현장성을 함께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두 번째는 기존 사목연구소 기능을 보다 심화하고 다양화시키는 방안이다. 사목 과제에 따라 전문화와 특화, 또는 공동연구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성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통합사목연구소는 지난 2월 1차 연구발표회에서 이미 이러한 제안을 한 적이 있다.
통합사목연구소 노주현 연구원은 “한국교회 사목 쇄신은 ‘성직자의 리더십 쇄신과 평신도의 진정한 참여, 공동책임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교회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기본 틀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가톨릭대사전에 나와있는 ‘사목’의 정의는, ‘신자들의 영혼을 돌보는 일만이 아닌 교회가 세상과 관련되어 행하는 모든 활동을 가리킨다’고 되어 있다. 즉 사목 대상은 교회 안의 신자들만이 아니라 교회 밖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목자의 역할이 교회 안팎, 세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말이다. 미래 교회를 염두에 두는 전략적 사목방안들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