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퇴근길에 가족단위 또는 이웃들과 함께 달리거나 걷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TV나 신문 등의 매스컴을 통해 건강식품과 요가에 대한 설명과 선전을 자주 접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예전에는 흔히 볼 수 없었던 것으로, 2~3년 전부터 일반인들의 주요 관심사가 된 웰빙(well-being)의 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웰빙(well-being)은 사전적 의미가 건강하고 행복하며 번영하고 있는 상태로서, 행복, 안녕, 복지 등의 단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영위하자는 새로운 생활방식을 말한다. 웰빙은 신체활동이 원활하고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육체적 웰빙과 자신이나 가족에 대한 만족과 자부심이 충만한 상태의 정신적 웰빙, 직장 또는 공동체에서 소속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상태의 사회적 웰빙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세 가지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을 때 진정한 웰빙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육체적?정신적 웰빙을 위하여 패스트푸드보다는 유기농 야채와 곡식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건강식을 섭취하고자 하며,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집 주변의 야외에서 걷거나 뛸 수 있는 곳, 헬스클럽, 요가센터 등을 찾아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거나,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단위의 여행 등을 통해 몸과 정신이 모두 편안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육체적?정신적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수록 먹거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업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현재 국내의 농업은 수입농산물 급증과 농업인구 고령화 등의 국?내외적인 문제로 해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일부 농민들은 과거의 다수확을 위한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생태-환경의 파괴를 가져오는 농법에서 생태-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환경보전형 농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환경보전형 농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뿐 만 아니라, 농민들이 국민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전하며,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한 산업, 즉 생명보전산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농업과 농촌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차원에서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하겠지만, 이에 앞서 우리 각 개인은 우리 농산물의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농민과 농촌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을 가지고 구입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먹거리를 구매하는 내 자신과 가족의 웰빙 뿐 만 아니라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민들의 웰빙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육체적?정신적 웰빙에 비하여 사회적 웰빙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 직장 또는 공동체에서 소속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상태의 사회적 웰빙은 개인 또는 가족 이기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는 육체적·정신적 웰빙과는 달리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는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만일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웰빙과 사회적 웰빙의 선택의 기로에서 한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리 자신은 흔쾌히 사회적 웰빙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각자 자신에게 물어 볼 필요가 있다.
웰빙의 천주교적 표현을 「하느님 보시기에 좋도록 사는 삶」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나와 내 가족의 웰빙을 위해 타인에게 위화감을 줄 정도로 값비싼 외국산 먹거리를 먹고, 신자의 의무인 주일미사 참례를 거르면서 취미활동이나 레저 생활을 즐기고 있다면 하느님 보시기에 어떨까? 나와 내 가족의 웰빙을 위해 하느님의 웰빙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다운 웰빙은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웰빙이 아니고 남을 배려하고 하느님의 품안에서 안식을 얻으며, 하느님께서 가르쳐 주신 삶을 사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즉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민들에 대한 배려와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직장 또는 공동체에서 나의 행동과 말이 구성원들의 만족감과 성취감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참으로 좋은 모습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