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성탄 전야 자정미사 유래와 의미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03-12-21 10:25:00 수정일 2003-12-21 10:25:00 발행일 2003-12-21 제 2378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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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오신 주님과 첫 만남의 자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 드러내
성탄 미사는 인간으로 오신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드러낸다.
별빛에 빛나는 눈길을 밟으며 엄마 아빠의 품에 안겨,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따라 나서는 성탄 전야 자정미사는 신자가정만이 맛볼 수 있는 소중한 성탄 체험이다.

고요하고 거룩한 밤을 통해 이 땅 가장 미천한 곳에 아기의 모습으로 오시는 분을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에 성탄 전야 미사는 구원의 기쁨으로 더욱 충만하게 되는 지 모른다.

교회 축제의 중심에는 늘 미사 전례가 있듯 성탄절에도 미사가 빠지지 않는다. 원래 성탄절 미사는 성 레오 대교황(461) 시대까지는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낮 미사만 있다가 점차 확대, 발전돼 현재는 모두 네 번의 미사가 있다. 전야 미사, 밤 미사, 새벽 미사, 낮 미사가 그것이다.

전야 미사는 다른 성탄절 미사와는 달리 로마가 아닌 다른 지역 교회에서 거행되던 미사를 로마 교회가 받아들여 거행하게 된 것이다.

성탄 전야의 전례는 제1부 말씀의 전례를 시작으로 제2부 구유 축복과 구유 경배예절, 제3부 성탄 밤미사의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사제가 아기 예수를 구유에 모시는 2부는 성탄의 의미를 가시적으로 드러내준다. 또 그리스도께서 베들레헴에서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탄생하셨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3부 전례는 하느님께서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심으로써 인간에 대한 말로 다할 수 없는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셨다는 엄청난 의미를 담고 있다.

아기로 오시는 예수를 통해 드러나는 성탄의 모습은 고요함과 미천함이며 나약함이다. 그래서 겸손함이 성탄절의 중심 주제이다.

아울러 2000년 전 동정녀 마리아와 성 요셉의 가정에 나셔서 인류를 하느님께 속한 한 형제 자매로 불러모아 하나의 대가족을 이루게 하시려는 뜻이 담겨 있음을 떠올리게 하는 가족적 축제가 바로 성탄 전야 미사로 시작되는 성탄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