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만한 피서가 없어요” 신설 남양주 천마성당서 구슬땀 휴가대신 3일간 노동의 보람 만끽
『자 이 의자는 저쪽으로 옮기고』 『성민아 책상은 이쪽이야』
30도의 후끈한 열기에도 아랑곳 않고 분주히 움직이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 흐르는 땀으로 옷은 모두 젖었지만, 이들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하다. 노동의 소중함을 가슴깊이 느꼈기 때문이다.
서울 망우동본당 강석 보좌신부와 사목위원 그리고 본당 청년회 회원 28명이 7월 16~18일 2박3일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리에 위치한 천마성당을 찾았다. 본당 청년들은 연휴를 맞아 산이다 바다로 가고 싶은 유혹도 뒤로한 채, 청년노동 캠프로 어느 때보다 알찬 시간을 보냈다.
직장인이 많아 첫날은 저녁에나 모두 모일 수 있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일과는 17일 새벽 5시 30분 기상과 함께 시작됐다. 천마성당에는 할 일이 널려 있었다. 올해 3월 5일 마석본당에서 분가해온 천마성당은 아직 성전이 건립 안돼 비닐하우스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는 실정이다. 본당 신자수도 101가구 440여명. 현재 모든 본당 신자들이 성전 건립에 힘을 모으고 있지만, 이들로선 태부족이다. 천마성당에서는 이렇게 한 사람의 일손이 아쉬울 때 선뜻 찾아준 망우동 본당 청년들이 그저 고맙기만 했다.
청년들은 하루종일 열심히 구슬땀을 흘렸다. 천마본당이 본당 형편상 모든 자재를 재활용품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마당 여기저기에 폐타이어 등이 가득 쌓여 있었다.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던 청년들은 조금씩 정리가 되면서 땀의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런 캠프에 참가한 이은주(안젤라)씨는 『무엇보다 무더위와 싸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그 노력의 결실이 조금씩 보이면서 우리가 조그만 도움이라도 됐다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6시 30분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 부지런히 땀흘린 청년들은 음식들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이번 캠프를 주선한 망우동본당 청년 연합회 전상윤(알베르또) 회장은 『매년 놀러가는 캠프에서 탈피해 무언가 뜻있고 보람있는 일을 하기 위해 이번 캠프를 마련했다』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번 캠프를 통해 노동의 신성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박 3일간의 짧은 시간동안 땀의 소중함을 그 어느때 보다 깊이 체험한 망우동 본당 청년들. 이들은 캠프를 마치면서 찌는 듯한 더위속에 일하느라 몸은 지쳤지만, 마음만은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노동 캠프에 함께 참가해 청년들을 격려한 망우동 성당 강석 보좌 신부는 『청년들의 작은 정성이 이 본당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무엇보다 이번 캠프가 값진 것은 청년들이 땀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