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이 가신 그 십자가의 길을 걸으면서 너무나 감격스러웠고 마치 인류의 제2의 구원자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는 각 처마다 장궤를 하면서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짧은 강론도 들었다. 십자가의 길은「예루살렘」중심가를 뚫고 나가는데 주위에는 온통 상가로 가득 차 있었고 상인들이 길을 메우고 있었다.
우리는 모든 염치를 무릅쓰고 그 길을 뚫고 가면서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했다.
그 옛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을 때 갖은 모욕과 무시를 당했듯이 우리들도 아직도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는 유대인들의 웃음과 마호멧트를 교주로 섬기는 아랍 사람들의 조소를 받으면서 뭇사람들 틈바구니를 뚫고 14처 마지막인「골고타」까지 도착했다. 계속 교회를 위하여또는 세계 평화를 위하여 장엄기도를 바치고「성 금요일」의식 중 클라이막스인 고상 친구 대신에 예수님이 돌아가신 곳에 우리는 신을 벗고 경건히 친구를 했다.
그 옛날 인류 구원의 사명을 완수하시기 위해서 바로 이곳에서 그리스도는 전 인류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의 제물이 되셨다.
바로 이곳에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그의 사랑하는 아들의 시체를 가슴에 안고 울으셨다. 여기가 곧 아라비아 말로「해골」이란 뜻을 가진「골고타」요 동시에「갈바리아」산이다.
이튿날 아침엔 즉시 부활절을 지내기로 했다. 아침 일찍 우리 순례단이 투숙한 엑체호모 수녀원 옥상에서 동녘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면서 부활의 알렐루야를 힘차게 불러댔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이곳「예루살렘」의 부활절은 말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다음날은 즉시 성신강림절을 지내기로 했다. 성신이 내려오신「체나꿀룸」바로 옆에 있는「성모 무덤」성당에서「예루살렘」에 주재하시는「바티깐」대사님을 주례로 모시고 우리는 다 함께 합동미사를 올렸다. 우리는『임하소서 성신이여』하고 우렁찬 성가를 부르면서 20세기의 새로운 성신강림의 기적을 보는 듯 감격했다.
이상 성주간 행사로서 우리 순례단의 신심행위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고는 한 주일 동안「예루살렘」에 체재하면서 단체로 혹은 개인적으로 여러 성지를 방문했다.
무덤성당-무덤성당 전 내부는 약 2백여 평이나 되어 보이는 큰 성당이었다. 종각은 없고 성당 중앙에「돔」식으로 된 집인데 입구에서 바른쪽으로 층층대를 딛고 이 층으로 올라가면 이곳이 곧「갈바리아」인데 두 쪽으로 나누어져 바른쪽은 가톨릭 소유이고 왼쪽은 동방교회가 차지하고있었다.
나는 마침 미리 신청해서 이곳「골고타」제단에서 개인적으로 미사를 드릴 수 있는 특전을 받았다.
나에게 배당된 미사 시간은 아침 6시였다. 나는 아침 일찌기 일어나 총총걸음으로 무덤성당 제의방을 찾아가서 제의를 입고 제단에 이르니 벌써 여러 종류의 수도회원들과 많은 신자들이 미사 참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