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리 1호기 영구정지… 탈핵운동 새 발판 마련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7-06-13 16:51:38 수정일 2017-06-13 19:58:37 발행일 2017-06-18 제 304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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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자정 기점으로 가동 중단
핵폐기물 처리 문제 여전히 남아

고리 원자력발전소. 6월 18일 자정을 기해 고리 1호기는 영구정지된다.

우리나라 첫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 가동이 영구정지된다. 한국에서 상업용 핵발전소 가동이 영구정지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한국교회가 앞장서 온 탈핵운동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6월 9일 제70회 회의를 열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에 따라 고리 1호기는 6월 18일 24시(19일 0시) 이후 영구정지된다. 원안위는 정지 뒤에도 정기검사를 통해 고리 1호기의 안전성을 꾸준히 확인할 계획이다. 또 영구정지일로부터 5년 안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으로부터 해체계획서를 받아 해체 승인 여부를 정하게 된다.

이재돈 신부(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자연계의 미물들도 파괴와 멸종의 위협에서 벗어나 충만한 생명을 누리는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라고 강조하고 “그동안의 산업문명적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생태문명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 폐로에 일정 준비 기간을 거쳐 곧바로 해체하는 ‘즉시해체’ 방식을 사용할 예정이다. 안전밀폐관리 과정을 거치는 안전해체가 50~100년이 소요되는 반면 10~30년 사이 해체가 가능하다. 고리 1호기는 핵연료 냉각에 5년, 원자로 오염 제거와 해체 등에 15년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총예산은 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핵연료 냉각 이후다. 핵연료는 5년 동안 고리 1호기 안 수조에서 열을 식힌 뒤 모두 폐기물 처리장으로 옮겨야 하지만 아직 이 처리장은 부지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부산시 기장군에 건설된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9일 최초 임계를 거쳐 1978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해 2007년 설계수명 30년을 채웠지만, 수명연장 허가를 받아 지금껏 전력을 생산해 왔다. 그동안 국내 핵발전소 사고의 20퍼센트나 되는 약 130회 고장을 일으켜 논란을 빚어왔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