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 암사동, 신학생 4명 동시 탄생 “경사났네”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1-04-12 13:24:03 수정일 2011-04-12 13:24:03 발행일 1997-01-19 제 2036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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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호·권구훈·임동국·김은기군
지원 후 매일 새벽미사 참례 예비 신학생 모임 6년 참가

서울 암사동본당(주임=김형식 신부)에 신학생 4명이 동시에 탄생하는 경사가 났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박은호(그레고리오·광문고) 권구훈(바오로·광문고) 임동국(라우렌시오) 김은기(바오로·광문고) 등 네 명.

지난 1월 10일 발표된 97년 가톨릭대학교 신학과 합격자 발표를 통해 박은호군 등 97년 본당 출신 신학교 지원 학생 4명이 모두 합격했다는 소식을 확인한 본당 측은「본당 설립 15년여를 맞고 있는 가운데 아주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고 반색하고 있다.

교구 차원에서 볼 때도 이번과 같이 한 본당에 네 명의 신학생이 동시에 신학교에 입학한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모두 교구 성소국에서 마련하고 있는 예비신학생 모임에 6년 이상 열심히 참석해온 학생들로 밝혀져 조기 성소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기도 했다.

박은호 권구훈 김은기군 등 세 명은 학교도 같아서 신학교 지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격려와 기도를 해줄 수 있었다고. 권구훈군은 현재 암사동본당 신학생 권구택(안드레아)군의 동생으로서 암사동본당은 본당 형제 신학생 탄생의 기쁨도 맛 보게 됐다. 또한 권구훈군은 권철신의 9대손이다.

이들은 신학교 지원 후 매일 새벽미사를 함께 봉헌하며 낙오자 없이 네 명 모두 합격될 수 있도록 기도했다고.

본당 주임 김형식 신부는『마치 수험생을 둔 부모의 심정과 같이 네 명 중 한 명이라도 불합격자가 나올까 봐 걱정을 했다 』면서「모두가 합격하거나 떨어지거나 해야지 한두 사람만 붙고 나머지는 떨어지는 사태가 생기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로 이들에게 만약의 사태(?)에 대한 마음 준비를 시켰다고 전했다.

『본당 차원에서 이들의 합격을 축하해주고 격려할 생각』이라는 김 신부는『물질주의 등으로 인해 사제 양성과 사제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이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고 올곧은 사제성소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도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구훈군은『나란히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매주 본당에 마련되는 예비신학생들의 모임이 사제성소를 굳게 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암사동본당은 매 주일「학생 레지오」라는 이름 하에 레지오 주회를 하며 본당 예비신학생 모임을 갖고 있다.

한편 박은호 권구훈군은「사제가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서」「가난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라고 신학교 지원 동기를 밝혔으며 임동국군은「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김은기군은「조금이라도 주님의 도구가 되고 싶어서」라고 신학교 지망 동기를 말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