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자기 몸보다 소외된 이들의 고통해소에 헌신하던 서울 동민치과 유승재(아우구스티노.서울 양재동본당)원장이 2월 4일 오전 12시50분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 향년 59세.
고 유승재 원장의 사인은 간암과 과로에 따른 합병증. 유원장은 97년 간암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펼쳐오던 무료진료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한다. 유원장은 지난달 30일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서울시립양로원의 노인들을 찾아가기 위해 병원을 나서다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입원 5일만인 이날 끝내 숨졌다. 좥사랑나눔좦 28년만에 영원한 안식을 얻은 것이다. 그의 간암 투병은 부인 송수연(데레사.54)씨 외에도 두 아들 정훈(힐라리오.25)씨와 상훈(다미아노.23)씨 조차 모르고 있었다 한다.
유원장은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71년 치과의원를 개업한 뒤 빈민촌 양로원 나환우촌 등지를 찾아다니기 시작해 지금까지 약 50만명을 상대로 무료진료를 펼쳐왔다고 알려진다. 그가 78년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개설한 무궁화진료센터는 지금까지 훈훈한 미담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원장은 검소한 생활에서도 남달랐다 한다. 전셋집을 전전하며 사치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지난해 9월에야 강남구 도곡동에 30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93년 소설가 윤흥길씨가 쓴 장편소설 '실제모델'이기도 한 유원장은 77년 대통령 표창, 89년 국민훈장 석류장, 80년 14회 청룡상을 받았다. 87년엔 서울시립양로원 어르신에 대한 무료봉사활동 공로로 김수환추기경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한편 6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성당에서 서울 양재동 주임 오지영신부 주례, 서울 대치2동 주임 고명철신부와 서울 신수동본당 주임 최광연신부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고인의 장례미사에는 600여명의 신자들이 참례해 유원장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