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31개 종교 기구, 화석연료 기업 투자 중단 선언

입력일 2023-04-25 수정일 2023-04-26 발행일 2023-04-30 제 334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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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 기존 투자액 20억 달러
화석연료 비확산조약 지지 나서
“환경 보호 위한 시대의 요청”

6개국 31개 교회 기관이 4월 20일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를 선언하고 나섰다. 사진은 기후활동가들이 2021년 11월 7일 유엔기후정상회의(COP26) 기간 중 화석연료 산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CNS 자료사진

【외신종합】 6개국 31개 종교 기구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 31개 종교 기구의 총 운용 투자액은 20억 달러(2조 6700억 원)에 이른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기후위기 대응 연대 기구인 ‘찬미받으소서 운동’(Laudato Si Moement)은 4월 20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6개국의 가톨릭 교구, 단체 등 31개 기구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 전체 교구 중 런던교구를 포함해 절반이 넘는 16개 교구가 투자 중단을 밝혔다.

‘찬미받으소서 운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들은 지구 온도 상승의 주범이며,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지 않고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 투자에 주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석연료 기업 투자 철회에 대한 교황청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미국 등 선진국의 가톨릭 교구들이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유엔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기존의 화석연료 탄소 배출량이 감축 가능한 탄소 배출량을 능가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화석연료 사업은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쉘과 엑손 등 20여 개 거대 화석연료 기업들은 2030년까지 새로운 화석 연료 사업 개발에 1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과 영국, 노르웨이, 호주, 캐나다 등은 새로운 화석연료 사업을 승인하고 있다. 또 파리협약 이후 7년 동안 전 세계 60개 은행이 5조 5000만 달러를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종교 기구들은 화석연료 투자 철회에 그치지 않고 은행과 증권사에 새 화석연료 사업 투자 중단 로비를 펼치고 ‘화석연료 비확산조약’(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 지지에 나서고 있다.

현재 생태환경 운동에 나서고 있는 종교 지도자들은 화석연료 투자 철회는 시대의 요청이라고 강조한다. 영국 런던의 워털루 지역 성 요한 교회의 카논 질레스 고다드 목사는 “화석연료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지구 온도는 급격하게 상승한다”며 “전 세계 가난한 취약 계층이 그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석연료 의존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고, 투자 철회는 그 첫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로베르타 빈치니 이탈리아 가톨릭스카우트 총재는 “극도의 빈곤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을 돌보기 위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호소대로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이미 행동하기에 적절한 시간을 놓쳤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