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구산성당,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선정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3-04-04 수정일 2023-04-04 발행일 2023-04-09 제 3338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6·25 전쟁 직후 건축 양식 잘 보여줘
성당 통째로 옮긴 ‘원형 이축’도 눈길

구산성당 전경. 교구 홍보국 제공

제2대리구 구산성당(주임 손용창 베드로 신부)이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선정됐다.

경기도는 지난 3월 28일 ‘하남 구산성당’을 이해조 작가의 ‘구마검’, 오천석 작가의 ‘금방울’ 등과 더불어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신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성우(토마스) 성인의 신앙이 깃든 구산성당은 ‘소박한 형태이지만 전후 복구 분위기 속에서 마을 공동체가 공유했던 역사와 가치 등 당시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또 공소(公所) 건축물의 토착화 과정을 보여주면서 원형 이축(移築)이라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존방법론을 새롭게 제시한 사례로 주목됐다.

구산성당은 지난 2021년 하남시가 ‘초기 한국 천주교 발전과 재건에 있어 절두산순교성지와 더불어 지정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다’는 가치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한 바 있다.

등록 부결 후 하남시는 경기도 등록문화재 등록을 진행했고 이번에 선정됐다. 경기도 등록문화재는 국가 등록문화재 탈락시 마땅히 보호할 방법이 없는 근대 문화유산 관리를 위해 2021년부터 경기도가 정하고 있다. 구산성당은 하남시 문화재 중 경기도 등록문화재 등록 1호다.

김성우 성인 생가터에 지은 후 180년을 이어온 가톨릭 신앙공동체의 상징이자 한국 천주교회 전체의 유산인 구산성당은 기해·병오·병인박해를 견디고 천주교 부흥에 앞장선 장소로도 의미있다.

성당 건축물이 지닌 가치도 남다르다. 벽돌조에 내부 공간 분절이 없는 강당형 성당으로 건립돼 6·25 전쟁 직후 유행했던 건축 양식을 잘 보여준다. 또한 2016년 미사지구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추진될 당시, 131㎡ 벽돌 조적의 60년 된 성당을 통째로 들어 망월동 358-3번지에서 약 200m가량 떨어진 망월동 833번지 현 위치로 이전하는 원형 보존이 진행됐다. 이는 시멘트 벽돌 건물을 원형 이축한 국내 첫 시도로 알려져 건축기술사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구산본당은 모방 신부가 조선에 입국해 김성우 성인을 회장으로 임명하고 공소를 설립하면서 시작됐으며 1979년 본당으로 승격됐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